"불펜 운용에 많은 변화가 있다".
KBO리그는 후반기 과밀 일정으로 인한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장전을 일시 폐지했다. 당연히 상당한 무승부 경기가 예상됐다. 실제로 2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6경기에서 승부를 내지 못했다. 무조건 9이닝만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경기 전략과 전술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됐다.
KIA 타이거즈는 8경기 가운데 3경기, 한화 이글스는 9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승부를 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외인감독들이 지휘하는 구단이다. 메이저리그는 무승부가 나온 사례는 있지만 승부가 날 때까지 겨룬다. 이런 끝장 승부에 익숙한 외인 감독들에게 다량의 무승부 경기는 생소하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연장전 폐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무승부 경기가 많아지면서 운영면에서 다른 점들이 나왔다. 무엇보다 불펜 운용에 많은 변화가 있다. 휴식일을 보내고 불펜이 싱싱해지거나, 정상가동하면 1점 차 느낌으로 타이트하게 불펜을 조기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펜진이 힘을 재충전해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면 선발투수를 빨리 내리고 조기가동하는 경우가 잦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불펜진이 강한 팀들은 좋은 투수들을 바로 올리 수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비슷한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필승조 투수들을 1이닝씩만 맡기는 장점도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작전에서도 변화도 이야기했다. "주자 1,2루에서 3번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경우가 있다. 또 19일 두산전에서 무사 주자 2루에서는 김태진에게 번트를 시키지 않았다. 안타로 치고 나가길 기대했다. 최형우를 상대가 승부하게끔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최대한 한 이닝 다득점 경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장전 일시 폐지는 무승부 경기를 양산하면서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무승부 경기는 승률 5할이 넘는 팀들에게 유리하고, 5할을 밑도는 팀들은 불리하다. 연장 승부치기가 있는데 승부를 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형적인 9이닝 경기는 또 다른 불씨를 안고 여러 이야기 거리를 만들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