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감독이 창단 첫 50승 선점의 공을 모두 선수들에게 돌렸다.
KT 위즈는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9차전에서 승리하며 창단 처음으로 시즌 50승(1무 34패) 고지를 선점했다. 지난해 94경기를 넘어선 구단 역대 최소 경기(85경기) 50승이기도 했다.
21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서 온 것이다. 지난 2년간 경험을 쌓으면서 올해는 초반부터 중상위권에 있다가 상위권으로 올라갔으니 욕심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그런 의욕과 노력이 지금 결과를 만들었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KT는 지난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 후 빠르게 강팀으로 변모했다. 첫해 정규시즌 6위에 올라 만년 꼴찌팀 이미지를 벗은 뒤 지난해 정규시즌 준우승과 함께 창단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올해는 쟁쟁한 형님 구단들을 제치고 50승에 먼저 도달하는 성과를 냈다.

KT에게 50승 선점이 더욱 뜻 깊은 이유는 전반기 발생한 각종 악재를 딛고 이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MVP 멜 로하스 주니어의 대체자인 조일로 알몬테가 부진 속 짐을 쌌고, 주전 3루수 황재균이 코뼈 골절로 한동안 이탈했지만, 그럴 때마다 김병희, 송민섭, 김태훈 등 백업 선수들이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이 감독은 “초반 부상자들 공백을 백업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그러면서 50승이 만들어졌다. 작전수행능력을 비롯해 모든 부분이 좋아졌고, 그게 결과물로 나오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리그 최강의 선발진과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역할을 해내는 불펜을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이 감독은 “사실 로하스 공백을 투수로 메우려고 생각했다. 그래서 투수를 잘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금까지 선발이 너무 잘 돌아줬고, 불펜도 기존의 김재윤, 주권을 비롯해 박시영까지 자리를 잡았다. 모든 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칭찬했다.
정규시즌 6위와 준우승을 차례로 경험한 KT의 시선은 이제 창단 첫 우승으로 향한다. 50승 선점 구단의 역대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70%로, 올해 충분히 대권을 노려볼만하다. 제라드 호잉, 엄상백, 이대은, 오윤석, 박시영 등의 가세로 전력은 더욱 탄탄해진 상황. 과연 2019년부터 시작된 ‘강철매직’이 우승이라는 마법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