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영표(KT)가 도쿄올림픽에서 한일전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았는지 알 수 있는 한판이었다.
고영표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0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8승(4패)째를 신고했다.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시즌 16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경기 전 기록은 15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4.01로, 최근 등판이었던 15일 수원 삼성전에선 6이닝 4실점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미국전과 일본전 선발을 맡는 등 종횡무진 활약한 그의 후반기 두 번째 경기였다.

시작부터 깔끔했다. 1회 12구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2회까지 공 27개로 단 6타자만을 상대한 것. 그 사이 타선이 대거 3득점으로 선발투수의 호투에 화답했다.
3회 선두 한동희의 안타로 7타자 연속 범타가 좌절됐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안중열과 딕슨 마차도를 연달아 내야땅볼 처리한 뒤 추재현의 사구로 이어진 2사 1, 2루서 손아섭을 다시 내야땅볼로 돌려보냈다.
4회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2사 후 안치홍의 볼넷, 이대호의 안타로 맞이한 1, 2루서 한동희를 내야땅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비 온 뒤 땅이 더욱 굳었다. 5회부터 7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의 안정감을 뽐내며 단숨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작성한 것. 4회 한동희부터 7회 마지막 타자인 대타 이호연까지 10타자를 연달아 범타 처리했고, 7회에는 땅볼 유도의 달인답게 안치홍-이대호-대타 이호연을 모두 2루수 땅볼 처리했다.
고영표는 3-0으로 앞선 8회 주권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구수 97개를 기록한 가운데 스트라이크(66개)-볼(31개)의 비율이 안정적이었고, 최고 구속 142km의 투심 아래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을 적재적소에 곁들이며 6월 8일 SSG전 이후 6경기만에 시즌 두 번째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아울러 고영표는 시즌 8승째를 올리며 한 시즌 개인 최다승 타이기록에 도달했다. 데뷔 3년차인 2017년 25경기서 8승 12패 평균자책점 5.08을 남겼는데 올해는 16경기만에 최다승에 도달하며 데뷔 첫 10승 가능성도 더욱 높였다.
KT는 고영표의 쾌투에 힘입어 롯데를 3-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고영표의 안정감에 ‘표며든’ 한판이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