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왕조가 몰락 위기에 놓였다. 전반기 막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시즌 중단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후반기 행보는 위태롭다.
두산은 지난 21~22일 최하위 한화에 연이틀 덜미를 잡혔다. 특히 22일 경기는 선발 이영하가 3⅓이닝 10실점으로 크게 무너지며 3-11 완패를 당했다. 승리를 쌓아야 할 기회를 놓치면서 5강 경쟁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22일까지 두산은 39승44패1무 승률 4할7푼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5위 키움과 격차가 4.5경기로 벌어졌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도 두산의 순위는 7위였지만 5위 NC와 2경기 차이로 추격권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10경기 만에 격차가 더 벌어졌다. 후반기 3승6패1무에 그치면서 8~9위 롯데와 KIA에 2.5경기 차이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위가 아니라 아래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두산은 시즌 중단으로 반사 이익을 누릴 팀으로 예상됐다. 순위 경쟁팀인 NC와 키움에서 음주 사태를 둘러싼 징계 선수가 무더기로 쏟아져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었다.
반면 두산은 투수 워커 로켓, 김강률, 내야수 김재호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회복 시간을 벌면서 뚜렷한 전력 누수가 발생하지 않았다. 시즌 중단으로 비축한 힘을 후반기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했던 모습이 전혀 아니다.

후반기 10경기 팀 평균자책점 10위(5.90)로 마운드가 무너졌다. 이영하(1패 15.26), 곽빈(2패 10.57), 최원준(6.23), 워커 로켓(2패 6.17)이 8경기에서 1승도 못했다. 후반기 6패 중 5패가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한 채 끌려다닌 경기였다. 타선 기복이 심했다. 3득점 이하가 6경기로 안 터질 때는 땅을 파고 들어갔다.
22일 한화전을 앞두고는 1할대(.171) 타율로 부진한 오재원과 함께 타격코치도 바꿨다. 이도형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이정훈 코치가 1군으로 올라왔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코치 보직 변경 카드를 꺼냈지만 즉각 효과는 없었다.

두산은 2015~2020년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 기간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3회로 왕조 시대를 보냈지만 수년간 이어진 FA 선수 유출과 유망주 고갈로 한계점에 도달했다. 60경기가 더 남았으나 뚜렷한 상승 전력이 없어 남은 시즌도 가시밭길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