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22일 대구 SSG전에서 4-4 무승부를 기록했다. 삼성은 2-4로 뒤진 6회 오재일의 우중월 투런 아치로 4-4 균형을 맞췄다. 7회 2사 2루 득점권 기회를 놓친 삼성은 9회 1사 후 이원석의 좌전 안타로 또 한 번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이날 멀티히트를 달성한 김헌곤이 아쉽게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2사 후 이학주가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벤치에는 김동엽, 강한울, 김호재, 이태훈 등 야수 자원이 있었으나 허삼영 감독은 이학주를 그대로 밀고 나갔다. 이학주는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 이후 7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타격감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 게다가 허삼영 감독이 “절실하게 야구하길 원한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낼 만큼 신뢰도가 떨어져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학주는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후반기 들어 연장 승부가 없다는 걸 감안했을 때 이학주 대신 다른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었다. 팀내 타자 가운데 파괴력이 가장 뛰어난 김동엽 또는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왔던 이태훈을 내세웠다면 어땠을까. 짜릿한 한 방이 나왔다면 승리는 물론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23일 경기를 앞두고 허삼영 감독에게 9회 이학주 타석 때 대타를 내세우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그는 “강한울은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다.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7회 선두 타자 김헌곤이 우전 안타로 누상에 나간 뒤 김지찬이 희생 번트 대신 강공으로 전환한 것도 감독의 지시. 허삼영 감독은 “벤치의 지시”라고 짧게 대답했다.
벤치의 선택이 늘 옳을 수 없고 나름대로 최선책이긴 하지만 7회와 9회 찬스 무산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오롯이 벤치의 판단 미스라고 봐야 할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