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7점대 투수에 선발 뺏긴 김광현, FA 앞두고 홀대라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8.24 05: 34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부상자 명단 해제와 함께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7점대(7.08) 평균자책점 투수에게 선발 자리를 빼앗긴 모양새.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김광현에겐 석연치 않은 결정이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을 앞두고 로스터에 복귀한 김광현은 불펜에서 대기했다.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이 다시 선발로 나설 몸을 만들기 위해선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이 더 필요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을 마친 뒤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김광현은 20일 트리플A 멤피스에서 재활 등판에 나섰다. 2이닝 34구를 던졌다. 쉴트 감독 말대로 선발의 몸을 만들기 위해선 한 차례 더 등판해 빌드업을 해야 했다. 그런데 세인트루이스는 23일 김광현을 복귀시키면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3이닝 45구 선에서 기용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 김광현 2021.07.29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광현의 몸 상태를 고려한 조치라고 하지만 정상적인 선발투수를 이런 식으로 복귀시키진 않는다. 불펜 활용에 무게를 둔 조치다. 쉴트 감독도 "김광현이 선발을 원하고 선호한다는 것을 안다. 선발에 익숙한 선수들은 그 역할을 유지하길 원한다. 그 역시 선발로 던지고 싶은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줬다. 하지만 팀을 우선시하는 선수이고, 팀의 필요에 맞춰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MLB.com은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처음 건강한 선발투수 5명을 보유하고 있다. 잭 플래허티와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부상에서 완전히 복귀했고, 트레이드 마감일에 데려온 선수들이 자리잡으면서 김광현의 선발 자리가 위태로워졌다'며 '고 전했다. 
올해 풀타임 에이스로 활약 중인 아담 웨인라이트와 플래허티, 마이콜라스까지 3명은 고정 선발이다. 그런데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영입한 베테랑 좌완 J.A. 햅, 존 레스터가 김광현의 자리를 빼앗았다. 햅은 이적 후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1.99로 부활했지만 레스터는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7.08로 부진하다. 
[사진] 존 레스터 2021.08.20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스터는 통산 197승을 거둔 16년차 베테랑으로 큰 경기에 강한 투수이지만 다 옛날 이야기다. 올해 워싱턴 내셔널스 기록까지 포함해도 평균자책점 5.46으로 커리어 최악의 성적. 만 37세로 이상할 게 없는 부진이다. 부상 전까지 올해 평균자책점 3.36으로 활약한 김광현이 레스터에 밀려 불펜에 간 것이 더 이상하다. 
MLB.com은 김광현의 이닝 소화력을 지적했다. 올해 19경기 중 6이닝 이상 던진 게 5경기에 불과한 점을 짚은 MLB.com은 '여러 차례 부상도 있었지만 비효율 때문이기도 하다'며 김광현이 타순 3바퀴가 돌면 공략당하는 점을 지적했다. 타자들과 첫 대결에선 피OPS .542로 강했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광현 2021.07.1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LB.com은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선발을 할 만큼 건강하다고 느껴도 이런 특성을 감안해 불펜으로 쓸 것이다'고 봤다. 김광현은 "지금도 선발을 할 수 있는 몸 상태이지만 불펜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FA 시즌에 이런 홀대라면 김광현이 다른 팀을 알아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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