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 이사부 통신원]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역대 28번째로 500호 홈런 클럽에 가입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미겔 카브레라(38)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500호 홈런 볼을 선물로 받은 뒤 "이 볼은 나의 집 어딘가에 영원히 보관될 것이다. 너무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메이저리그 인증을 받은 500호 홈런 볼을 들어보이며 기념촬영을 했다.
카브레라의 500호 홈런은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 우중간 담장을 넘어 원정 팀 배팅 케이지 근처에 떨어졌다. 다행히 디트로이트의 불펜에 있던 불펜 포수 팀 레메스가 공이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달려가 회수해 카브레라에게 전달했다. 카브레라는 레메스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직접 레메스가 카브레라에게 준 것은 아니었다. 그 500호 홈런 볼은 공인을 담당하는 관계자로부터 공의 의미가 모두 들어간 홀로그램 스티커가 붙여져 메이저리그의 공인을 받은 뒤 카브레라에게 전달됐다. 메이저리그의 홀로그램 스티커가 붙지 않은 것은 인정을 받지 못한다.
![[사진] 500호 홈런공을 선물받고 좋아하는 미겔 카브레라. 공을 자세히 살펴보면 홈런 공임을 인증하기 위해 미리 새겨놓은 m113이라는 숫자가 보인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어센틱 트위터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24/202108240450776476_61241e4182a32_1024x.jpg)
매 경기 각 팀의 덕아웃에는 메이저리그의 공인을 직접 인증하는 관계자가 상주한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상황의 공이나 물건들을 직접 인증하고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여 구단에 전달한다. 구단에서는 이를 선수가 원할 경우 선수에게 전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판매를 해 좋은 일에 사용한다. 홀로그램 스티커를 스캔하면 그 물건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
문제는 500호 홈런처럼 공이 담을 넘어가거나 관중석에 떨어져 진짜 공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비해 디트로이트의 공인 담당자는 'm58', 'm109' 같은 식으로 번호를 새겨넣은 공을 따로 준비했다. 그리고 카브레라가 499호 홈런을 친 다음부터 그의 타석 때마다 그 번호가 새겨진 공을 볼보이를 통해 주심에게 전달했다. 카브레라가 지난 9경기에서 상대한 볼은 그냥 볼이 아닌 그의 500호 홈런을 대비한 스페셜 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회수한 뒤 공에 새겨진 번호를 보고 홈런 볼임을 확인하고 공인했던 것이다.
카브레라의 500호 홈런은 관중이 들어올 수 없는 곳에 떨어져 쉽게 회수된 뒤 공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만약 관중석에 떨어졌을 경우엔 어땠을까?
디트로이트 공인 담당자인 조던 필드는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을 잡은 관중이 있으면 그 관중에게 카브레라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한다든지, 아니면 그의 사인공이나 특별한 아이템, 혹은 티켓 등 다양한 선물을 전달해 공을 받아와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관중이 공을 내놓지 않을 경우에는 돈을 주고 사는 방법이 있지만 아마 디트로이트 구단과 카브레라는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진정한 야구 팬이라면 그런 의미있는 공은 선수에게 돌려준다. 관중은 공을 잡고 함께 그 순간을 즐긴 것으로 만족해 한다"고 했다. 그래도 관중이 공을 고집하면 이 공인 담당자가 공인을 해주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그 공은 카브레라의 500호 홈런 공이라는 인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공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