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에만 6실점. 그보다 더 실망스런 수비 미스까지. 삼성 외국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32)가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을 책임진 투수라곤 믿기지 않는 하루를 보냈다.
몽고메리의 KBO리그 첫 승이 또 불발됐다. 지난 2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해 SOL KBO리그 SSG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한 몽고메리는 4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데뷔 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00으로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9-8 끝내기 역전승으로 4연승을 질주한 삼성이지만 몽고메리의 부진이 근심거리로 떠올랐다.
1회 시작부터 무너졌다. 최지훈과 오태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추신수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몽고메리는 최정에게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했다. 정의윤에게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을 줬다. 다음 타자 김강민과도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1사 만루에서 박성한을 헛스윙 삼진 잡았으나 이현석에게 좌익선상 빠지는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2루타를 친 이현석은 삼성의 수비 실책이 나온 사이 홈까지 밟았다.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삼성 유격수 이학주의 홈 송구가 빗나가며 포수 뒤로 빠졌다. 기록은 이학주의 실책이었지만 포수 뒤로 백업을 가지 않고 등을 돌린 채 마운드 주변을 서성인 몽고메리의 안일한 플레이가 뼈아팠다. 발이 빠르지 않은 이현석이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는 동안 삼성은 속수무책으로 지켜봤다.

1회에만 6실점하며 47개의 공을 던진 몽고메리는 2~4회를 실점 없이 막았지만 5회를 채우지 못했다. 투구수 102개로 4이닝 만에 교체됐다. 추신수에게 3타석 연속 포함 볼넷 4개로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유리한 카운트를 점하고도 타자에 끌려다니며 투구수가 증가했다.
어깨 부상으로 방출된 벤 라이블리의 대체 선수로 7월초 데뷔한 몽고메리는 4경기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18이닝 동안 볼넷 15개를 허용한 제구 불안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닝당 투구수가 20.8개에 달한다. 백업 수비를 잊어버리는 기본 망각 플레이로 멘탈 붕괴까지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23승을 거둔 몽고메리는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유명하다.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10회 2사 1루에서 구원등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극적인 세이브를 올렸다. 108년 묵은 염소의 저주를 깨뜨린 순간 마운드에서 환호했던 컵스의 그 투수였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역대급 중압감을 이겨낸 몽고메리였지만 한국에선 벌써 멘탈이 무너졌다. 우승 청부사로 몽고메리를 기대했던 삼성에 새 고민거리가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