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이마이'라는 말이 있다. "야구는 오래 이기고 있을 필요 없다. 마지막에 이기면 된다"는 안경현 SBS 스포츠 해설위원의 명언을 줄인 말이다.
삼성이 지난 24일 대구 SSG전에서 '야오이마이'가 무엇인지 제대로 증명했다.
1회에만 무려 6점을 내주는 등 8회까지 SSG에 끌려갔으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8로 뒤진 삼성의 9회말 공격. SSG 소방수 서진용을 상대로 호세 피렐라와 구자욱의 연속 안타, 대타 강한울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삼성은 흔들리는 서진용을 내버려 두지 않았다. 상대 폭투와 오재일의 내야 땅볼로 7-8 1점 차로 턱밑까지 쫓았다.
1사 3루 추가 득점 기회. 김지찬의 우전 안타 때 3루에 있던 강한울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8-8 승부는 원점. 김지찬은 2루를 훔치며 상대 수비를 뒤흔들었다. 박승규의 볼넷, 김호재의 우전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마련했다.

타석에는 김상수. 서진용과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직구(147km)를 밀어쳤다. 약간 얕은 타구였지만 김지찬은 과감하게 홈을 향해 달렸다. 우익수 정의윤이 재빨리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슬라이딩한 김지찬이 먼저 들어와 경기를 끝냈다.
삼성은 SSG를 9-8로 꺾고 18일 대전 한화전 이후 4연승을 질주했다. LG를 0.5경기 차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동점 적시타와 끝내기 득점을 올리며 9-8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김지찬은 "주자가 3루에 있었고 상대 수비가 앞으로 나와 있어 가볍게 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상수 형의 뜬공이 나왔을 때 좀 짧다고 생각했지만 승부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고 다리가 살짝 무거운 느낌은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뛴 덕분에 점수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찬은 또 "오늘같이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선발 마이크 몽고메리의 부진과 벤치의 아쉬운 경기 운영으로 경기를 내줄 뻔했지만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투지가 일궈낸 값진 승리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