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내 자리 아니다" 타점&장타율 1위, 첫 20홈런 앞둔 13년차의 손사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8.25 13: 06

 
"내 자리가 아니다".
모든 수치가 4번타자라고 가르키고 있다. 데뷔 첫 20홈런에 1개를 앞두고 있다. 당연히 팀내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과 장타율도 1위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4번타자가 아니라고 겸손을 보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새로운 4번타자 박동원(31)의 이야기이다.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1루 키움 박동원이 투런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2021.08.24/youngrae@osen.co.kr

박동원은 지난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1회 선제 결승투런포, 7회 쐐기 투런포를 차례로 날려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경기였던 22일에서도 1-1에서 송성문이 2타점 적시타를 날리자 곧바로 3점포를 가동했다. 위닝시리즈를 낚는데 4번타자로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2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쳐 20홈런에 한 개만 남겼다. 2009년 입단 이후 13년 만에 대망의 첫 20홈런을 앞두고 있다. 지금껏 14개(2015년, 2016년)가 최다 홈런이었다. 데뷔 첫 20홈런은 물론 목표로 삼은 25개, 그 이상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기세이다. 
2경기에서 7타점을 올려 57타점, 장타율도 5할3푼1리로 팀내 1위이다. 원조 4번타자였던 선배 박병호가 타율 2할2푼2리, 12홈런, 48타점, 장타율 4할2푼8리로 부진하다. 박병호 대신 4번타자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박동원은 "내 자리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아직 4번 타자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최근에는 2번도 쳤다. 오늘 4번이지만 내일은 4번 못들어갈 수 있다. 우리 팀의 4번 타자는 (박)병호형 자리이다. 병호형은 300홈런을 때린 KBO의 손꼽히는 4번타자이다. 나는 100홈런도 못쳤다.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전반기 16홈런을 날리며 기세를 올렸으나 후반기 홈런이 늦게 나왔다. 이유는 욕심이었다. "전반기를 그렇게 잘 해본 적이 없었다. 뿌뜻했는데 후반기 초반 욕심을 냈다. 타율(.262)은 낮지만 장타 부분에서 욕심을 갖고 연습을 했다. 장타를 많이 치려 욕심부리다 안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어떻게 하면 장타를 만들 수 있는 지 다시 생각했다. 결론은 욕심있는 스윙과 자신있는 스윙은 다르더라. 전자를 버리고 후자의 스윙하니 최근 좋아졌다. 20홈런을 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욕심 스윙하다보면 홈런 안나올 것이다. 개인 목표인 25홈런도 속으로 카운트 다운을 하고 있다. 아직은 배가 더 고프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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