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돌아가신 할머니께 바칩니다” SF 벨트 눈물의 멀티홈런쇼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8.25 17: 35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내야수 브랜든 벨트(33)가 코로나19로 돌아가신 외할머니 영전에 홈런 두 방을 바쳤다.
벨트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2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2득점 맹타로 팀의 8-0 완승을 견인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벨트는 경기를 앞두고 외할머니 마가렛 피터슨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외할머니는 그의 야구 커리어에 있어 가장 큰 후원자였기에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진] 21.08.25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벨트는 이날 경기를 뛰지 않는 것도 고려했다. 아내와 부모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자신이 얼마나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인지알렸다. 그러나 벨트의 가족은 “외할머니가 분명 경기에 나가서 최선을 다하는 걸 보고 싶어 하실 것”이라며 남편과 자식을 위로했고, 그는 슬픔을 참고 시티필드 타석을 밟았다.
벨트는 첫 타석부터 할머니에게 바치는 홈런을 때려냈다.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메츠 선발 타일러 메길을 상대로 중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린 것. 1B-1S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신기록을 경신했다. 2011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5년, 2017년, 그리고 올해 18홈런이 커리어 최다 기록이었다.
벨트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3-0으로 앞선 3회 선두로 등장해 좌전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고, 5-0으로 리드한 4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며 멀티홈런 및 3안타에 도달했다.
6회 유격수 뜬공을 물러난 벨트는 7-0으로 앞선 8회 1사 1, 3루서 1타점 내야땅볼을 치며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날 시즌 첫 4안타 경기를 치렀다. 시즌 타율도 종전 2할3푼4리에서 2할4푼7리로 대폭 끌어올렸다.
벨트는 경기 후 “정말 힘든 하루였다. 하루 종일 멍한 상태였다”고 털어놓으며 “그래도 할머니를 위해 이렇게 활약할 수 있어 기쁘다. 남은 시즌도 할머니를 위해 뛸 것이다. 할머니는 내 큰 후원자였기 때문에 내겐 정말 남다른 분이다”라고 전했다.
벨트에게 할머니는 지금의 빅리거 벨트를 있게 한 고마운 분이었다. 벨트가 고교 시절 쇼케이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외조부모가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벨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2012, 2014)을 경험한 대선수로 성장한 뒤 외할머니가 지역 교회와 보조생활시설에 나눠줄 사인 카드를 일일이 제작하기도 했다.
벨트는 “할머니가 나를 키운 건 아니지만, 우리는 그 동안 정말 좋은 관계였다. 할머니는 항상 친구분들에게 내 자랑을 하셨다. 또한 외조부모님은 내 야구 커리어 초기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오늘의 내가 있도록 큰 역할을 하셨다”며 “힘든 날이었지만, 이 또한 인생의 일부분이다. 남은 시즌 할머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플레이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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