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 이사부 통신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브랜드 벨트는 25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를 가기 위해 퀸스의 시티 필드로 떠나기 직전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자신의 야구 인생에 가장 큰 후원자였던 할머니 마가렛 피터슨이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벨트는 모든 것은 접어두고 할머니의 영전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래서 경기 전 그의 가족에게 문자를 보내 자신의 심정을 알렸다. 그러나 가족들은 만류했다. 할머니가 원하시는 것은 네가 영전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나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일 것이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2번 타자 겸 1루수로 메츠와의 경기에 나선 벨트는 5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8-0 대승을 이끄는 것으로 할머니를 추모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의 브랜든 벨트가 25일(한국시간) 시티 필드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경기 8회서 팀의 8번째 득점을 올리는 적시타를 때린 뒤 1루로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26/202108260119774854_61267b0787620.jpg)
벨트는 1회 초 가운데 담장 뒤에 있는 메츠의 상징 빅 애플 모형 위에 떨어지는 431피트(약 131m)짜리 대형 홈런으로 팀의 결승 득점을 올린 뒤 4회 초에는 팀 동료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왼쪽 외야에 꽂았다. 자신의 11시즌 메이저리그 경력 중 7번째 멀티 홈런이었다. 또 이번 시즌 19호 홈런으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까지 작성했다. 그렇지만 벨트는 환하게 웃질 못했다.
벨트는 경기가 끝난 뒤 "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다. 하루 종일 멍한 상태였다"면서 "내가 여기서 할머니를 위해 이런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 나는 이번 시즌 남은 기간을 할머니에게 받치고 싶다. 할머니는 나의 큰 후원자였고, 그래서 정말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벨트는 자신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재정적인 도움으로 각종 쇼케이스와 토너먼트를 다니며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벨트는 자신의 유명해진 뒤 여러 차례 할머니에게 자신의 사인 카드를 선물했는데 할머니는 이를 어려운 가정을 돕는데 사용했었다고 했다.
벨트는 "할머니가 나를 직접 키우신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정말 좋은 관계였다"면서 "할머니는 나를 항상 자랑스러워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진정으로 나의 야구 경력 초반기를 도와주었다. 오늘의 내가 있는 데에는 그들의 역할이 너무나 컸다. 남은 기간 할머니를 추모하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벨트의 2홈런을 비롯해 모두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즌 팀 홈런 191개로 토론토 블루제이스(187개)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에 올랐다./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