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 전설의 타자 베이브 루스보다 우월하다?
2002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레전드 외야수 데이비드 저스티스(55)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연예스포츠 매체 ‘TMZ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베이브 루스보다 더 나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루스가 뛴 시절보다 지금 경쟁 수준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저스티스는 “루스는 당시 농부들과 경기를 했다. 투수들은 한 경기를 혼자 책임졌다”며 “아울러 루스는 백인들밖에 상대하지 않았다. 과거 메이저리그에는 흑인 선수, 아시아 선수, 라틴 선수들이 1명도 없었다”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루스는 1914년 데뷔해 1935년 은퇴할 때까지 타석에서 2503경기 타율 3할4푼2리 2873안타 714홈런 2213타점, 마운드에서 163경기 94승 46패 평균자책점 2.28(1221⅓이닝 309자책)을 남긴 투타겸업 레전드다. 다만, 지금의 오타니처럼 투타를 집중적으로 겸업한 시기는 1915년부터 1919년까지 5년뿐이었다. 메이저리그는 1920년부터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대거 등장한 라이브볼 시대가 열렸기에 종종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오타니는 빅리그 4년차인 올해 타자로 121경기 타율 2할7푼 115안타 40홈런 88타점, 투수로 18경기 8승 1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왕 및 아메리칸리그 MVP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루스를 따라잡기 위해선 최소 5년은 올해와 같은 수준급 투타겸업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미국 ‘더 스코어’는 “결국 올해의 모습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야 루스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짚었다.
저스티스는 소신 발언이 오해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루스가 어떤 선수들과 경기를 했든 당시 리그를 지배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루스가 그들(백인, 농부)과 경기를 한 건 그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내가 루스를 미워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오타니에 각별한 사랑을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저스티스는 1989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해 2002년 은퇴할 때까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뉴욕 양키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에 몸담았다. 통산 기록은 1610경기 타율 2할7푼9리 1571안타 305홈런 1017타점이며, 신인왕, 올스타 3차례, 실버슬러거 2차례 등을 수상한 바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