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상민(31)은 농구 레전드 이상민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과 이름이 같다. 연세대 시절부터 꽃길만 걸어왔던 이상민 감독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후반기 들어 삼성 계투진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올랐다.
경북고-동의대 출신 이상민은 2019년 11월 키움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뒤 입단 테스트를 거쳐 삼성의 새 식구가 됐다. 지난해 17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6.43을 거뒀다.
키움 시절 직구 최고 130km 중반에 불과했으나 삼성 이적 후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며 최고 143km까지 끌어 올렸다. 고향 팀에서 성공하겠다는 선수의 강한 의지와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의 열정적인 지도가 잘 어우러진 덕분이다.

4경기 평균 자책점 4.15로 전반기를 마감한 이상민은 후반기 들어 언히터블 모드다. 5차례 마운드에 올라 평균 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이상민은 24일 대구 SSG전에서 9-8 역전승에 한몫했다. 4-6으로 뒤진 7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깔끔하게 지웠다.
무사 1루 상황에서 심창민에게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상민은 첫 타자 추신수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했고 최정의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25일 잠실 LG전에서도 2-3으로 뒤진 7회 선발 백정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첫 타자 이천웅을 2루 땅볼로 유도한 이상민은 대타 이재원과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홍창기와 서건창을 범타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 3개를 챙겼다.
주목할 점은 이상민의 등판 시점이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승부가 기울었을 때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1점 차 추격 상황에서 투입될 만큼 벤치의 신뢰도가 향상됐다.
긴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고 존재감을 드러낸 이상민. 삼성 팬들이라면 이상민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