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새 외국인타자 제라드 호잉이 언제쯤 한화 시절 밝은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까.
호잉은 지난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즌 8번째 맞대결에서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22일 사직 롯데전 이후 2경기만에 안타를 신고했지만, 여전히 득점권 해결 능력이 부족했다. 1회부터 찾아온 1사 1, 2루 기회를 초구에 3루수 인필드플라이로 무산시켰고, 2-0으로 앞선 2회 2사 1, 3루에서도 3루수 땅볼로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본인도 자신의 타격이 답답했는지 1루에서 아웃된 뒤 헬멧을 그라운드에 패대기치며 크게 아쉬워했다.
기다렸던 안타는 3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4-0으로 리드한 4회 1사 1, 2루에서 최민준의 체인지업을 제대로 받아쳐 깨끗한 우전안타로 연결한 것. 다만, 타구가 워낙 빨라 2루주자 황재균이 홈에 들어올 순 없었다. 대신 이는 후속 유한준의 2타점 적시타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호잉의 방망이는 다시 무뎌졌다. 7-1로 리드한 6회 1사 1루서 조요한의 초구에 3루수 땅볼로 물러난 그는 8회 선두로 나서 신재영을 만나 풀카운트 끝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1안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반기 개막전이었던 10일 고척 키움전에서 데뷔한 호잉은 13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1할6푼3리 1홈런 8타점 OPS 5할2푼1리의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1할3푼2리. 특히 클린업트리오의 중심인 4번을 맡아 득점권타율이 1할7푼6리인 부분이 아쉽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한화에서 KBO리그를 경험한 타자라 적응이 수월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아직은 3년 전 30홈런 타자의 면모를 뽐내지 못하고 있다.
사령탑은 9개 구단을 모두 상대한 뒤 성적을 평가하는 게 맞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호잉은 현재 키움, 삼성, LG, 롯데, SSG 등 5개 팀을 만난 상황. KBO리그의 구장은 익숙할지라도 1년 사이 세대교체로 인해 투수가 많이 바뀌었다. 실제로 전날 SSG의 젊은 투수 최민준, 조요한 등은 호잉에게 생소한 상대였다.
아울러, 호잉은 전반기 공수주가 모두 수준 이하였던 조일로 알몬테와 달리 수비, 주루에서는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백호, 황재균, 배정대, 유한준 등 해결사들이 즐비한 KT이기에 일단 호잉의 지금 역할도 팀에 도움이 된다는 시선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수비, 주루는 너무 잘해주고 있다. (알몬테와 달리) 선수를 경기 도중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편하다”고 흡족해했다.
호잉은 2018년 한화에서 142경기 타율 3할6리 30홈런 110타점 맹타로 독수리군단의 11년만의 가을야구를 이끈 경험이 있다. KT 역시 올 시즌 창단 첫 우승을 위해 호잉을 데려왔다. 아직 시즌 초반 퍼포먼스는 실망의 연속이지만, 이 감독은 “아직 한화 시절 잘했던 잔상이 남아 있다. 호잉을 상대하는 투수들 또한 그럴 것”이라며 “조금 더 적응을 한다면 이전의 타격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