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3일의 취소 공백은 젊어진 NC 선수단 경기 감각 유지에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에이스인 드류 루친스키도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펼치고도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NC는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0-7로 완패를 당했다. 에이스의 등판에도 타선의 빈타와 실책 퍼레이드로 경기를 내줘야 했다.
더블헤더 1차전 기선제압을 위해 루친스키를 선발로 내세웠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전날(25일) 선발 투수로 예고되어 있기도 했기에 NC는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기선제압을 위한 정공법을 선택했다.

그런데 변수는 루친스키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가을장마로 3일이나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경기 감각이 뚝 떨어진 야수들이었다. 가뜩이나 엷어진 선수층에 경험까지 부족한 선수단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휴식에 컨디션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았을 터. 더블헤더 18이닝의 경기 체력 외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루친스키는 빠르게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고 두산 타자들도 빠른 카운트에서 배트를 냈다. 인플레이 타구들이 만들어졌지만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루친스키의 뒤에 버티던 야수들이 팀과 루친스키를 위험에 빠뜨렸다.
1회부터 사달이 났다. 1사 후 김재환의 땅볼 타구를 1루수 강진성이 품에 넣지 못하면서 뒤로 빠졌다. 1루수 실책으로 주자가 출루했다. 후속 박건우는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2사 1,2루가 됐다.
그리고 양석환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내는 듯 했다. 하지만 3루수 최보성이 역시 타구를 한 번에 잡아내지 못했다. 이후 판단도 미숙했다. 3루에서 포스 아웃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주자가 이미 3루에 도달했고 뒤늦게 1루에 송구를 했지만 주자가 베이스를 밟은 뒤였다.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2사 만루 위기로 이어졌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사 만루에서 김인태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안타를 맞은 것과 3루 주자의 득점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좌익수 김기환이 타구 처리를 서두르다 뒤로 빠뜨렸다. 발 느린 2루 주자 페르난데스가 3루에 멈췄는데 김기환이 때아니게 성급했다. 3루에서 멈췄던 페르난데스는 공이 뒤로 빠진 것을 확인하자 홈으로 들어왔다.
무실점으로 끝날 수 있었던 1회가 허무한 실책 3개로 0-2로 끌려가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타선까지 빈타에 허덕였다. 두산 선발 아리엘 미란다에게 5회 2사까지 노히터로 틀어막혔다. 결국 좀처럼 분위기를 되돌리지 못했고 6회 1점을 추가적으로 내줬다. 타선도 4안타에 그쳤다.
루친스키는 1회 야수진의 난조와 6회 실점에도 불구하고 7이닝을 버텼다. 4사구도 내주지 않았다. 흔들리는 기색은 없었다. 하지만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펼치고도 고개를 떨궜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