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예비역 잠수함투수 엄상백이 6년만에 퀄리티스타트로 윌리엄 쿠에바스의 공백을 메웠다.
KT 위즈는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10-5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최근 2연승, SSG전 5연승을 달리며 3연전 위닝시리즈를 조기 확보했다. 시즌 53승 1무 35패.
엄상백은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2승(무패)째를 올렸다. 2015년 8월 28일 수원 KIA전(7이닝 무실점) 이후 무려 2190일만의 퀄리티스타트였다.

엄상백은 경기 후 “팀 승리에 도움이 돼 다행이다. 타자들이 잘 쳐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오늘은 잘하자는 마음을 버리고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생각했다. 오늘 역시 초반에는 잘 안 됐지만, 홈런을 맞고 난 이후부터 잘 풀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7월 상무에서 전역한 엄상백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곧바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게 됐다.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6년만에 선발승을 따냈고, 이날 퀄리티스타트로 2연승을 달렸다. 보완점으로 지적된 사사구도 지난 경기 6개에서 1개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엄상백은 “직전 2경기서 팀에 많이 미안했다”고 털어놓으며 “투구수와 볼넷이 많아 경기가 길어지다 보니 야수들에게 미안했다. 5이닝밖에 던지지 못해 중간투수들에게도 미안했다. 그러나 오늘은 6이닝을 던져 후련했다”고 전했다.
포수 장성우의 조언도 6이닝 투구에 한 몫을 했다. 엄상백은 “정확히 던져야한다는 마음을 먹으니 제구가 잘 안 됐다. (장)성우 형이 공 좋은데 왜 피해 다니냐고 해준 부분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상무 시절과 지금 무엇이 다른 것 같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그런 건 없다”고 선을 그으며 “제구, 구위는 상무 있을 때 더 좋았던 것 같다. 마음가짐의 차이다. 2군에서는 편하게 던졌는데 1군은 성적을 내야하고 결과를 보여줘야 하니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날 부친상을 당한 쿠에바스를 향한 애도의 마음도 전했다. 엄상백은 “개인사라고 하지만 좀 안 됐다”라고 안타까워하며 “전역 후 어떤 보직이든 할 것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쿠에바스의 대체선발로 뛰게 됐다. 그래도 나름 공백을 잘 메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사직 경기와 마찬가지로 우승이라는 목표는 변함이 없었다. 엄상백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고교 시절 청룡기 이후 우승이 없는데 올해 꼭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