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치니까 넘어가잖아요.”
강백호는 부상으로 지난 26일 SSG전 출전이 불투명했다. 25일 SSG전에서 조요한의 강속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할 때 허리를 살짝 삐끗했기 때문. 원래부터 허리디스크를 어느 정도 안고 있는 선수라 우려가 컸고, 이강철 감독은 26일 경기서 강백호에 휴식을 주려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 중인 강백호의 야구 열정을 말릴 수 없었다. 감독이 출전을 만류했으나 선수가 출전을 고집했다. 대신 1루수가 아닌 지명타자를 맡는 선에서 타협을 봤다. 그리고 허리가 아픈 가운데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리며 팀의 10-5 승리를 견인했다. 강백호는 경기 후 “허리가 아파 풀스윙이 아닌 컨택 위주로 가려 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비결을 전했다.

27일 수원 SSG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가볍게 치니까 넘어갔다. 오히려 아픈 게 좋은 것 같다. 세게 치지 않더라”라고 농담하며 “사실 타격은 포인트다. 어제 김성현(SSG)도 보면 툭 치니 넘어갔다. 그래도 강백호의 평소 스윙 스타일을 존중한다. 본인이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KT는 전날 황재균-강백호-제라드 호잉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처음으로 시너지효과를 내며 믿음에 보답했다. 세 선수는 총 8안타(2홈런)-7타점-6득점을 합작했는데 KT가 바라는 바로 그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투수 입장에서 타자들 커리어를 보면 쉽지 않다. 계속 참고 기다리는 게 터졌을 때 시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점 후에도 바로 점수를 내는 힘을 보여줬다”라며 “재균이가 살아나니까 백호로 연결이 된다. 호잉도 (어제를 계기로) 앞으로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최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강백호의 허리 부상은 관리가 필요한 부위다. 타격감이 좋다고 계속 부담을 줄 순 없는 법. 이 감독은 “디스크가 조금 있다고 해서 휴식과 출전을 병행하려고 한다”며 “오늘은 수비까지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조심스럽게 시키고 돌리면서 쓰겠다”고 전했다.
▲27일 KT 선발 라인업
조용호(좌익수)-황재균(3루수)-강백호(1루수)-호잉(우익수)-배정대(중견수)-유한준(지명타자)-오윤석(2루수)-장성우(포수)-심우준(유격수), 선발투수 고영표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