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떠나고 3년 75홈런…200홈런 양의지, 전설 박경완 넘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8.28 10: 32

이제는 장타자의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다. 경험을 쌓았고 기량이 점점 농익어가는 시점에서 드넓었던 야구장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다. 홈런 숫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NC 다이노스 양의지(34)는 200홈런을 넘어서 포수 최다 홈런 기록까지 경신할 수 있을까.
양의지는 지난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0-2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두산 선발 워커 로켓의 132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22호 홈런이자 통산 200번재 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양의지는 박경완(314개), 강민호(286개), 이만수(252개), 홍성흔(208개), 김동수(202개)에 이어 포수로는 역대 6번째로 200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현역 포수 중에는 강민호에 이은 두 번째. 아울러 최정(SSG), 호세 피렐라(삼성), 나성범(NC)과 함께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4회말 무사 NC 양의지가 솔로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2021.08.27/youngrae@osen.co.kr

양의지의 타격은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서는 ‘성의 없다’라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부드러운 타격 메커니즘과 임팩트 순간 강하게 힘을 전달하는 능력으로 강한 타구와 장타들을 생산해냈다. 지난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고 2007년 데뷔한 뒤 올해까지 20홈런 시즌을 7차례나 보냈다.
그러나 홈런을 폭발적으로 쏟아낸 시즌이라고는 지난해(33홈런)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선수 커리어의 대부분을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활용했기 때문. 잠실에서 보낸 10시즌 동안 기록한 홈런은 125개였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최다 홈런 시즌은 2018년의 23홈런. 경기 당 홈런 수는 0.117개(125홈런/1066경기)였다.
하지만 2019년 4년 125억 원의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며 NC로 이적하면서 홈구장이 바뀌었다. 좌우와 좌우중간이 잠실보다 짧은 창원 NC파크를 홈구장으로 활용하게 됐다. NC 이적 이후 3년차 시즌을 보내는 현재까지 75홈런을 기록 중이다. 경기 당 홈런 수는 0.225개(75홈런/332경기)로 잠실구장을 쓰던 시절보다 훨씬 늘어났다. 연 평균 25홈런. 아직 올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에 NC 3년차 시즌까지의 총 홈런 숫자와 평균 수치는 늘어날 수 있다.
박경완의 포수 최다 홈런 경신도 시야에 들어올 수 있다. 몸 상태가 꾸준히 건강하다는 전제를 하고 이적 후 평균인 25홈런을 기준으로 박경완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시점은 5~6년 후다. 
이적 이후 홈구장의 영향도 받으면서 홈런 페이스가 빨라졌고 장타력도 좀 더 향상된 모습이다. 커리어 말년을 향해갈수록 정확도보다는 장타력에 집중하는 타격 스타일을 택할 경우 홈런 숫자는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대기만성’의 전형으로 커리어 시작이 늦었기에 박경완의 기록 경신까지는 다소 버거울 수 있다. 또한 양의지보다 불과 2살 많은 강민호(36)가 박경완의 기록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하다고 얘기할 정도는 아니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전설'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대기록 수립이 가능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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