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초반의 기세가 한달을 채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기 불안정하고 기복이 있고 불균형했던 시절로 되돌아갔다. 7위 두산을 따라잡기 위한 질주를 해보려고 했지만 되려 후퇴하고 말았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12차전 경기를 치른다. 2연전 체제의 시작이다.
후반기 롯데의 시작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NC, LG, 키움 등 상위권 팀들과의 첫 3번의 시리즈를 모두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8경기 6승2패. 이후 선두 KT를 만나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고 1승2패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 기간 롯데는 마운드의 팀이었다. 평균자책점 2.86,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24, 피OPS .586으로 모두 최상위였다. 최대한 상대를 억제하는 투수력을 과시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5.63, 이닝 당 출루 허용1.58을 기록하면서 낙제 수준의 마운드의 팀이 휴식기를 거치고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나 지난 KIA와의 2경기에서는 마운드가 난조를 보였다. 2경기 17이닝 13자책점, 평균자책점 6.88이었고 이닝 당 출루 허용은 2.41에 달했다. 무엇보다 2경기 17이닝을 책임지면서 볼넷을 무려 20개나 헌납하며 마운드에서의 제구력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전반기 롯데 마운드를 보는 듯 했다.
마운드에서의 부진은 결국 앞서 상승세 기간 동안 그래도 감출 수 있었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결과를 자초했다. 후반기 팀 타율 2할2푼3리로 9위, 그리고 팀 OPS는 .624로 최하위다. 전반기는 팀 타율 2할7푼9리로 1위를 달리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득점권 응집력도 예전같지 않다. 전반기 득점권 타율은 2할8푼8리였지만 후반기에는 2할4푼으로 뚝 떨어졌다. 한 달여의 휴식기 이후 타선의 컨디션과 감각이 쉽사리 돌아오지 않는 형국이다. 물론 표본이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경기 감각을 다시 쌓을만큼 쌓은 시점에서 돌아오지 않는 타격 컨디션은 걱정거리다.
결국 롯데는 전반기와 정반대지만 다시 불균형의 팀으로 돌아갔다. 전반기에는 타선이 활발했다면 마운드가 부진했고 후반기에는 그나마 마운드가 안정이 된 반면, 타선이 침묵하고 있다. 균형 잡힌 팀의 모습을 시즌 내내 보여주는 게 힘들다. 물론 균형 잡힌 전력이었다면 롯데는 이미 더 높은 순위표에 위치했을 것이다.
KIA와의 시리즈에서 주춤했고 두산은 최근 4경기 3승1패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승차는 다시 3.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좀 더 승차를 좁힌 채 두산을 만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지만 이미 물건너 갔다. 홈으로 다시 돌아온 롯데는 전열을 정비하고 7위 두산을 다시 추격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