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성열 은퇴, 마지막 타석에 만루 홈런 치고 '굿바이' [오피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8.28 13: 56

한화의 거포 이성열(37)이 통산 190홈런으로 은퇴한다. 현역 마지막 타석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하며 그림 같은 마무리를 했다. 
이성열은 지난 14일 대전 NC전에서 3회 동점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NC 좌완 김영규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2호 홈런. 지난 5월19일 대전 롯데전 시즌 1호 홈런에 이어 올해 홈런 2개 모두 만루포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이 홈런이 이성열의 19년 프로 생활을 마무리한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라운드를 돌고 홈을 밟은 뒤 후배들의 환영을 받으면서도 이성열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다음 타석에서 대타 김민하로 교체됐고, 경기 후에는 양의지 등 친분 있는 NC 선수들과도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눴다. 

한화 이성열이 우익선상 2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1.05.28 /jpnews@osen.co.kr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성열이 최대한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게 하고 싶었다. 안타를 생각했는데 만루 홈런이 나왔다. 정말 멋있는 마지막 타석이었다"고 말했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성열은 28일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남은 시즌은 퓨처스 팀 전력 분석원으로 일한다. 
이성열은 "한화 이글스에서 7년 동안 뛰면서 행복했다. 특히 2018년 팀이 오랜만에 가을야구를 했는데 그 일원으로 함께했던 기억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구단과 팬들께 죄송하지만, 마지막 타석 만루 홈런처럼 좋은 추억만 갖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려 한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효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에 지명된 이성열은 입단 당시 포수였다. 타격 능력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겼지만 두산, 넥센(현 키움) 그리고 한화로 3번이나 트레이드됐다. 2010년 두산에서 24홈런으로 가능성을 보여주는가 싶었지만 2012년 넥센으로 팀을 옮겼고, 2015년에는 한화로 트레이드되며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한화 이성열이 /jpnews@osen.co.kr
30세가 넘은 나이였지만 한화에서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했다. 2017년 81경기에서 21개의 홈런을 치며 7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2018년에는 131경기 타율 2할9푼5리 34홈런 102타점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한화 역대 좌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이성열은 그해 후반기 한화 주장을 맡아 팀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올려놓았다. 2019년에도 타율 2할5푼6리 21홈런 85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고, 시즌 뒤 한화와 2년 최대 1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79경기 타율 2할3리 8홈런 34타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후 한화가 리빌딩을 선언하며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했고, FA 계약기간이 1년 남았던 이성열은 팀 내 최고령 선수가 됐다. 스프링캠프에서 까마득한 후배 노시환에게 '타도'를 외치며 의욕적으로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 올 시즌 46경기에서 타율 2할1푼 25안타 2홈런 20타점으로 반등하지 못했다. 
4회초 무사 만루 상황 한화 김민하의 달아나는 2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은 이성열과 노시환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성열은 최고참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인정받아 시즌 내내 1군 엔트리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은퇴 결정과 함께 마지막을 준비했고, 드라마 같은 굿바이 만루 홈런를 쳤다. 19년 통산 1506경기를 뛴 이성열은 타율 2할5푼3리 1047안타 190홈런 698타점 588득점 369볼넷 1359삼진 73도루 출루율 .334 장타율 .445 OPS .779의 성적을 남겼다. 역대 통산 홈런 34위, 타점 52위에 이름을 올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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