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실점→실책→교체…안일했던 한동희, 서튼의 이례적 교체 결단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8.28 21: 59

경기 중에는 선수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던 사령탑이었지만 끝내 믿음을 거뒀다. 선수의 안일한 플레이가 두 번이나 나왔으니 사령탑도 이례적으로 경기 도중 교체로 책임을 물었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0-10으로 겨우 무승부를 거뒀다. 마운드와 타선, 수비까지 모두 아쉬움이 남는 경기력이었다. 누구에게 책임을 묻기 힘들 정도로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지 않았지만 9회 막판 뒷심으로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었다. 그러나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딱 한 명의 선수에게 경기 도중 교체로 일깨움을 줬다. 8번 3루수로 출장한 한동희였다.
선발 투수 앤더슨 프랑코의 난조를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는 힘들다. 그저 안 좋은 날의 전형일 뿐이었다. 1회 두산 양석환에게 만루홈런을 얻어 맞는 등 6실점을 했다. 이후 안정을 찾으려고 했는데 수비 실책으로 이닝이 끝나지 않았고 추가 실점했다. 바로 3루수 한동희의 송구 실책이 화근이 됐다. 추격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던 시점에서 한동희의 허무한 송구 실책 하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넘겨주는 역할을 했다.

[사진] 롯데 한동희 /OSEN DB

프랑코는 2회 김인태를 우익수 뜬공, 김재환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2아웃을 쉽게 만들었다. 그리고 2사 후 박건우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종료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3루수 한동희는 여유 있는 타구에 어이없는 1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1루수 정훈이 베이스를 비우고 껑충 뛰어서 잡아야 했다.
이닝은 종료되지 않았고 4번 페르난데스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1-6에서 1-8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2회말 타선이 2점을 추격했기에 실책 이후 내준 투런포가 더 뼈아팠다.
실책 이후 2회말 들어선 타석에서는 스트라이크를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루킹 삼진을 당했다. 실책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런데 한동희는 다시 수비 실책을 범했다. 3회초 2사 후 장승현의 3루 선상 타구를 잡은 뒤 1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방향성은 맞았으나 송구가 원바운드로 향했다. 포수를 못한 정훈의 패착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송구가 원바운드 되면서 않았다. 포구 시점에서 장승현이 절반도 못 뛰었던 상황이라 스텝을 밟고 여유있게 처리를 했어도 충분했지만 한동희는 타자가 어디까지 뛰었는지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 두 번째 실책은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벤치에서 어떤 메시지를 줘도 한동희는 묵묵히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 중 선수들을 향한 질책보다는 믿음으로 보듬었던 서튼 감독도 이번에는 묵과하지 않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안일한 플레이를 펼친 한동희를 향해서 결단을 내렸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이 돌아오자 김민수로 교체했다.
한동희의 실책 2개가 승패를 가르게 된 결정적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경기 흐름이 팽팽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실책이 나왔다. 이후 경기를 복기했을 때 '한동희의 실책이 없었다면'이라는 가정까지 할 수 있는 경기가 전개됐다. 결국 경기는 동료들의 뒷심으로 9회 5득점에 성공, 10-10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승패와는 별개로 서튼 감독이 한동희의 교체로 선수단에 던지는 메시지는 사뭇 의미심장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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