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을 펼쳤다. 두산 베어스는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그런데 무엇에 홀렸는지 충격의 무승부를 당했다.
두산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0-10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즌 42승45패2무.
두산으로서는 무승부가 다행이 아니었다. 초반 8-1로 앞서던 경기가 9회가 끝나자 10-10 무승부의 스코어가 만들어졌기 때문.

두산으로서는 5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양석환이 초반 기선제압 만루포 포함해 5안타 5타점을 활약했다. 말 그대로 원맨쇼였다. 두산의 승리로 끝났다면 이날 수훈 선수는 당연히 양석환이었다. 호세 페르난데스도 달아나는 투런포 포함해 2타점으로 활약했다. 김재환도 멀티 히트 활약. 타선은 첫 2이닝 동안 8점을 뽑아내면서 할만큼 했다.
마운드에서도 평균자책점 10.95의 부진에도 김태형 감독이 “좋아지고 있다”라면서 믿었던 이영하가 8점의 득점 지원에도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롯데에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2회까지 3실점을 하자 이닝이 끝나기도 전에 필승조 성격의 김민규를 투입해 상황을 차단하려고 했다. 이영하는 1⅔이닝 3실점 강판.
결국 김민규의 투입으로 추가 실점은 막았다. 이후 타선은 4회초 박계범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두산은 김민규(1⅓이닝 1실점) 이후 권휘(1이닝 무실점)으로 롯데의 추격을 최소화시키며 이닝을 끌어갔다. 그리고 윤명준은 5회부터 6회까지 2이닝을 버텼다.

그런데 7회말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홈런포를 허용했다. 9-5까지 추격을 당했다. 그래도 김명신과 이현승, 홍건희를 투입시켜 추가 실점 없이 버텼고 8회초 양석환의 쐐기타 성격의 안타까지 터졌다. 10-5의 리드.
그래도 믿을 수 있는 홍건희로 9회를 마무리 지으려는 두산의 복안이었다. 김강률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몸은 풀었지만 최후의 수단이었다.
그런데 두산은 9회말, 무엇에 홀렸는지 롯데의 맹추격을 억제하지 못했다. 일단 선두타자 정훈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전준우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안치홍에게 중전 적시타까지 맞았고 대타 김재유에게 적시 2루타까지 허용했다.
10-7에서 무사 2,3루 위기가 이어졌다. 두산은 마무리 김강률을 투입해야 했다. 이제는 누상의 주자 2명을 불러들이더라도 아웃카운트를 늘려 승리를 지키는 방식을 택해야 했다. 그런데 수비가 어처구니 없는 실책들을 범하기 시작했다.
김민수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2루수 박계범이 타구를 쫓아간 뒤 이를 흘렸고 위기가 무사 1,3루로 이어졌다. 이후 추재현을 1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병살타로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었다. 득점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1루 선행주자 아웃 이후 1루에서 1루수 강승호와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투수 김강률의 사인이 맞지 않았고 송구를 아무도 잡을 수 없었다. 송구가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안전진루권이 허용, 10-9로 추격을 당한 상황에서 1사 2루 상황이 됐다. 마차도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하면서 2사 3루로 변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됐다. 그러나 이미 넘어간 분위기를 마무리 김강률도 억제하지 못했다. 결국 손아섭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10-10 동점이 됐다. 이기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다. 두산에는 사실상 패배와 마찬가지 분위기의 충격적인 무승부였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