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장재영(19)이 후반기 필승조에 도전한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구단 역대 최대인 9억원의 계약금으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쩌면 곧바로 1군에서 활약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장재영의 전반기는 참혹했다. 불펜으로는 어떻게든 버티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첫 선발등판에 나선 4월 29일 두산전에서 ⅓이닝 5볼넷 5실점으로 무너지며 7경기(6이닝) 1패 평균자책점 16.50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2군으로 내려간 장재영은 선발수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도 13경기(31이닝) 1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23으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31이닝 동안 탈삼진 31개를 잡아낼 정도로 구위는 강력했지만 볼넷을 34개나 내준 것이 발목을 잡았다. 키움은 시간을 두고 장재영을 선발투수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런데 홍원기 감독은 후반기가 시작되자 장재영을 1군으로 콜업했다. 제이크 브리검, 안우진, 한현희가 모두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일단은 1군에서 불펜으로 경험을 쌓으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로 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볼넷도 첫 3경기에서는 내주지 않았고 나머지 2경기에서도 1볼넷씩만 허용했다.
그러자 키움은 한 걸음을 더 내딛었다. 장재영을 필승조로 기용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26일 한화전에서는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키움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28일 인터뷰에서 “블론세이브를 하긴 했지만 후반기에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할 것이다. 올 시즌을 넘어서 앞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앞으로 연투도 하고 더 중요한 상황에서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영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제구력이다. 그래서인지 장재영은 지난 26일 한화전에서 구속이 조금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 구속이 150km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는 장재영은 그 경기에서는 148km 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은 제구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다. 후반기에는 제구가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구속 저하 걱정은 안한다. 코칭스태프와 장재영 모두 구속에 대한 욕심보다는 얼마나 더 정확히 던지는지를 생각하는 것 같다. 장재영이 구속에 욕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하면서 조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장재영이 필승조에서 자리를 잡아준다면 키움에는 큰 힘이 된다. 특히 불펜에서 김동혁과 이승호가 선발투수로 전환한 상황이라 불펜 뎁스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승호가 불펜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지만 결국 다른 불펜투수가 이승호 대신 선발투수로 나가야하기 때문에 불펜진 부족은 변함이 없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다음날 “장재영이 잘 막았으면 성장에 밑거름이 됐을텐데 아쉽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계속 나가서 압박감과 경기 운영 능력의 필요성을 직접 느껴봐야한다”라며 장재영이 팀의 주축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했다. 장재영이 팀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키움도 후반기 치열한 순위싸움을 잘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