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안되는 1승 투수, 5점 리드에도 2회 교체...믿음 한계 왔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8.29 07: 02

공 자체의 힘은 붙었다고 한다. 그런데 평가와 분석은 기록들과 괴리감으로 가득하다.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이영하(26)를 향한 시선은 물음표로 가득하다. 올 시즌 이영하는 뭘 해도 안 되는 시즌이다.
두산의 토종 에이스, 나아가 한국 야구를 짊어질 우완 영건의 선두주자였던 이영하다. 2019년 29경기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의 성적을 올리며 잠재력을 터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20시즌부터 부침을 거듭했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꾸는 등 42경기 5승1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4.64로 부진했다. 올해는 더욱 성적이 좋지 않다. 시범경기에서 타구에 발목을 맞고 부상을 당해 정상적으로 시즌 출발을 하지 못했다. 겨울에는 학교폭력 논란까지 있었다.

2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2회말 2사 1,3루 두산 이영하가 강판되고 있다. 2021.08.28/youngrae@osen.co.kr

심신이 모두 불안정한 상태였다. 지난 22일 잠실 한화전 3⅓이닝 10실점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시즌 최다 실점 경기였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김태형 감독은 “공 자체는 좋아지고 있는데 점수를 주고 있다. 본인이 던지면서 이겨내야 한다”라면서 “시즌 초반에는 구속이 안 나왔다. 지금은 구속도 잘 나오고 손 끝에서 공을 때리는 장면도 나오고 있다. 준비도 잘 하고 좋아지는데 결과가 안 좋다”라고 말하며 이영하를 향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공의 힘은 붙었지만 “결정적 순간 제구가 몰리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리고 “안 될 때는 뭘 해도 잘 안되는 것 같다. 실투를 던지더라도 파울도 돼야 하는데 결과가 모두 상대에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동안은 운이 따르지 않았고 한 번 전환점이 생기면 반등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한 번 믿음을 얻은 이영하는 지난 28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했다. 타선은 1회부터 양석환의 만루포 포함해 6점을 지원하면서 이영하를 도왔다. 그러나 1회말 곧장 1실점 했다. 2사 후 실점이었고 추가 실점은 없었다.
2회초 타선이 다시 2점을 냈다. 무려 8점의 득점 지원을 받았다. 8-1, 7점차의 여유있는 리드였다. 이영하만 술술 경기를 쉽게 풀어가면 됐다. 역시 2회 2아웃은 잘 잡았다. 그러나 2사 후 다시 흔들렸다. 실책성 수비가 있었지만 그래도 큰 점수차에서 위기를 증폭시키면 안됐다. 하지만 상대 상위 타선에게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2실점 했다. 결국 8-3으로 5점차 앞선 2회말 2사 1,3루 상황을 만든 뒤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강판됐다. 1⅔이닝 50구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
지난 22일 한화전과는 달랐다. 4회까지 그래도 기다렸던 두산 벤치였고 하주석에게 만루홈런을 얻어 맞은 뒤에야 교체가 됐다. 하지만 이번에 두산 벤치의 판단은 달랐다. “1아웃만 더”를 외치며 버티라고 했을 경우 팀의 8점 지원도 무색해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8점의 지원은 무색해졌다. 이영하가 조기에 강판 당하면서 불펜진이 과도하게 소모됐다. 1회부터 김민규가 몸을 풀었고 2회에 나왔다. 이후 권휘, 윤명준, 김명신, 이현승, 홍건희, 김강률까지 총동원됐다. 롯데에 야금야금 추격을 허용했고 9회에 실책 등이 겹치며 무려 5실점 했다. 10-10 동점으로 끝났다. 이영하의 난조에 일찍부터 뒷수습을 하던 불펜진이 제 풀에 쓰러졌다. 야수진 역시 흔들리면서 악재가 겹쳤다. 두산의 충격 무승부 이유에 조기 강판된 이영하의 지분도 만만치 않다. 
득점 지원도 충분했고 사령탑도 충분히 믿었다. 하지만 이영하의 올해 기는 뭘 해도 안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웬만하면 믿고 맡기려고 했던 김태형 감독마저 롯데전에서는 큰 점수 차에도 불구하고 이영하를 조기 교체했다. 믿음에 한계가 왔을 수도 있다. 과연 이영하의 거취는 향후 어떻게 될까. /jhrae@osen.co.kr
2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2회초 이닝을 교대때 두산 김태형 감독이 두산 이영하의 투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1.08.28/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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