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부탁했다” 돌아온 투수조 최고참, 롱릴리프 헌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8.29 11: 34

“한 가지 부탁을 했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투수조 최고참 노경은(37)은 후반기 시작을 1군에서 하지 못했다. 후반기 시작은 2군이었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록은 합격점을 주기 힘들었다. 11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7.28로 부진했다. 한 번씩 번뜩이는 투구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긴 했지만 부진한 경기들이 더 많았다.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베테랑 투수가 부진했고 몸 상태에 특별한 이상 징후 없이 1군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 한 달여가 다 되어가는 시점, 노경은은 1군으로 돌아왔다. 지난 2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노경은은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2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5회초 롯데 노경은이 역투하고 있다. 2021.08.28/youngrae@osen.co.kr

당시 서튼 감독은 “노경은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상대팀 라인업에 맞춰서 다양하게 투구해서 공격하는 방법을 익혀달라고 주문했다”라면서 “보직은 롱릴리프, 때로는 6선발 투수로 활용을 할 것이다. 우리 불펜에 큰 가치로 작용할 것이다”라면서 노경은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서 함께하지 못한 배경, 1군에서의 활용법을 설명했다.
노경은의 롱릴리프 활약 모습은 지난 28일 사직 두산전에서 볼 수 있었다. 선발 앤더슨 프랑코가 1회 양석환에게 만루포를 허용하는 등 초반 8실점하면서 난조를 보였다. 4회까지 마운드에 올랐지만 2사 후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3회부터 몸을 풀던 노경은이 마운드에 올랐다. 후반기 첫 등판.
비록 첫 타자 상대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박계범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점수 차는 3-9로 벌어졌다. 하지만 이어진 2사 1,3루 위기는 극복하면서 점수 차를 유지시켰다.
5회는 안재석, 장승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인태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과정은 불안했다.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 페르난데스를 삼진 처리했지만 양석환에ㅔ 좌전 안타, 박계범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허경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노경은이 마운드를 내려오던 시점 점수차 는 4-9였다. 타선이 추격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두산이 도망간 것도 아니었다. 노경은이 점수차를 유지시키면서 롱릴리프 역할을 잘 수행한 것. 2⅓이닝 41구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7회 강윤구에게 공을 넘겼다.
결국 경기는 타선이 뒷심을 발휘하면서 10-10 무승부로 끝났다. 베테랑 노경은의 묵묵한 롱릴리프 헌신도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더블헤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후반기다.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다용도 투수의 가치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 확실한 에이스급 피칭을 펼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피칭을 펼치는 베테랑의 투구는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롯데는 앞으로 노경은에게 두산전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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