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무리를 0-6에서 냈을까?
KIA는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13차전에서 0-9 완패를 당했다. 28일 경기에 이어 SSG와 2연전을 모두 패배했다.
1회말부터 선발 김현수가 한유섬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어렵게 시작했다. 2회말에는 이현석에게 솔로포, 3회말에는 추신수에게도 솔로 홈런을 내주면서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6회말에는 홍상삼이 1점 더 뺏기면서 0-6으로 끌려갔다. 7회까지 이 점수는 바뀌지 않았다.

분위기가 SSG로 넘어간 상황. 8회말 KIA 벤치는 투수를 다시 교체했는데 선발 김현수부터 이준영, 홍상삼, 박진태에 이어 5번째 투수로 마무리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보통 마무리는 팀의 승리 가능성을 볼 때, 9회에 오른다. 물론 승부처라고 여겨지면 8회에 투입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하지만 팀이 크게 지고 있을 때 팀의 마무리 투수를 올리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정해영의 등판은 지난 28일 윌리엄스 감독의 말을 떠올려 보면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해영은 올라와 ⅔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냈지만, 실전 등판이 필요한 시기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SSG와 주말 2연전 첫 날 정해영 등판 일정을 두고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면 감각적인 면에서 날카로움, 예리함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자주 등판하면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정해영은 지난 18일, 19일 두산전과 20일 키움전까지 3일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씩 3연투를 했다. 보통 불펜 투수가 2연투까지는 반복적으로 가능해도 3연투는 가급적 피하게 된다.
그 후 정해영은 5일 쉬고 지난 26일 롯데전에 등판해 1이닝(무실점)을 던졌다. 그리고 이틀 쉬고 29일 SSG전에 6점 차로 지고 있을 때 등판했다. 최근 9일 동안 2차례 등판했다. 게다가 이날 30일은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다. 10일간 2경기가 전부인 것이다.
실전 감각 조절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쉬는 날이 너무 많이지게 되면 경기 전 불펜 피칭을 따로 하기도 한다. 이 점은 마무리 투수의 숙명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2~3일 투구 수가 많을 수도 있고, 쉬는 날이 많아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써야하는 날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SSG전에서 정해영의 8회 등판은 투구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고 여겨진 윌리엄스 감독의 판단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해영은 빅이닝을 헌납했다.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 있는 부진이었다. 1이닝을 막지 못한 정해영의 책임도 있지만 벤치의 선택도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정해영에게는 다음 경기에서 만회를 해야하는 숙제가 생겼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