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롯데 박세웅-이대호-김진욱(왼쪽부터) /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30/202108300259772364_612bcddcb3172.jpg)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영건 2명이 차출됐다. 우완 선발 박세웅, 좌완 불펜 김진욱이 발탁 됐다.
롯데 마운드의 미래를 이끌어 갈 영건들이었다. 비록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두 선수의 역할도 다른 투수들에 비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올림픽이라는 국제대회를 경험한 것은 프로 선수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기도 했다. 박세웅과 김진욱 모두 대표팀에 참가한 뒤 입을 모아서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미 대표팀 소집 전, 대표팀 경험과 유니폼이 주는 무게를 일깨워 준 선수가 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주인공이었다. 김진욱은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이대호 선배님께서 올림픽을 가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니까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후회없이 오라고 하셨다. 경기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을 해주셨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대호는 타자들 뿐만 아니라 투수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 ‘큰형님’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김진욱 최고의 퍼포먼스였던 지난 7월 4일 인천 SSG전 추신수와 최정의 연속 삼진의 숨은 조력자가 이대호였다. 당시 이대호는 김진욱에게 직구 승부를 조언했고 이는 적중을 했다.
지난해 박세웅이 부진에 허덕일 때 투심, 체인지업 등의 구종 추가를 조언한 것도 이대호였다. 박세웅은 이대호의 조언으로 지난해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지난 29일 사직 두산전은 이대호가 결승 투런포를 때려내고 대표팀 영건들인 박세웅과 김진욱이 제 몫을 해낸 경기였다.
선발 박세웅이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역투를 펼쳤다. 2-2 동점이던 7회말 이대호가 투런 홈런을 때려내면서 박세웅에게 승리 요건을 안겼다. 8회초 김진욱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경기 후 이대호는 대표팀을 경험한 박세웅과 김진욱, 두 후배들을 향한 고마움을 먼저 전했다. 국제대회를 경험하고 성장해서 온 것도 있지만 휴식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어릴 때는 큰 경기에 멋모르고 갔다 오게 된다. 그래도 나도 모르게 뭔가 배우고 오고 느끼는 것도 있을 것이다.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모두 쉴 때 쉬지 못하고 국제대회에서 고생을 했다. 그런데도 잘 하고 있으니 더 좋은 것 같다. 잘해주니까 고맙다”라고 웃었다.
그리고 이어 “어쨌든 국제대회를 경험하는 것은 기회다.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자리다. 아마 모두 행복했을 것이다”라면서 “성적은 안 좋았지만 배워온 게 있을 것이다. 한국 야구를 10년 넘게 이끌어가야 할 후배들이다. 안 좋았던 것을 잊고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응원하고 있다”라면서 후배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승리 투수 박세웅도 대선배의 응원과 조언에 화답했다. 박세웅은 “이대호 선배님께서 홈런을 쳐주셔서 내 승리와 팀 승리 모두 챙길 수 있었다”라며 “오늘 투구를 마치고 내려온 뒤 좋은 피칭을 해주셨는데, 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라면서 이대호의 한 마디가 에너지가 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맺은 2년 계약이 끝나면 이대호는 은퇴를 한다. 롯데에서의 우승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만이 이대호에게 남았다. 그렇기에 타순도 신경 쓰지 않았고 후배들까지 보듬으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날 3번 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타순은 결정을 해주시는대로 열심히 해야 하고 따라야 한다”라면서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60경기도 안 남았는데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위를 향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