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홈런이 나올 것이라 믿었다."
한화 '캡틴' 하주석(27)은 지난 29일 대전 NC전에서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0-2로 뒤진 6회 1사 1,2루에서 NC 선발 이재학의 4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6호 홈런. 팀의 3-2 역전승을 이끈 결승포였다.
홈런이 터지자 하주석보다 더 신난 사람이 있었다. 새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30)였다. 덕아웃 앞에서 하주석을 맞이한 페레즈는 헬멧을 벗긴 뒤 선글라스를 씌웠다.
![[사진] 에르난 페레즈(왼쪽)가 홈런을 치고 온 하주석에게 선글라스를 씌우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30/202108300708778545_612c08c819a6b.jpeg)
한화를 상징하는 오렌지 색 테두리에 앙증 맞은 수리 캐릭터가 그려진 응원용 선글라스. 조금 유치하지만 귀여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은 하주석은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리며 기뻐했다.
선글라스는 페레즈가 특별히 준비한 것이었다. 구장 내 상품점에서 직접 구입한 그는 경기 전 미팅 때 '홈런을 치면 선글라스를 쓰자'는 세리머니를 제안했다. 첫 번째 주인공이 하주석이었다. 팀 승리로 이어졌으니 기분 좋은 징크스가 될 듯.
![[사진] 하주석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30/202108300708778545_612c08c859e88.jpeg)
페레즈는 "홈런은 매일, 매 타석 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충분히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선글라스를 준비했다"며 "미팅 때 세리머니를 하자고 얘기했다. 오늘 무조건 홈런이 나올 것이라 믿었는데 하주석이 쳤다. 정말 신났다. 바로 달려가 선글라스를 씌워줬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을 활약한 페레즈는 선수단 분위기 메이커로 인정받았다.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로 페레즈와 4년간 함께했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많은 스타 플레이어와 여러 국적의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다.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1군에 합류한 지 2주도 되지 않았지만 선수단과 빠르게 어울리고 있다. 11경기 타율은 2할3푼3리로 낮지만 2홈런 9타점으로 장타력과 찬스에서 결정력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화도 페레즈 합류 후 5승5패2무로 5할 승률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