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 같아" 괴력의 포수, 오타니-블게주 2파전 구도 깼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8.31 05: 22

아메리칸리그(AL) 홈런 레이스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파전 구도가 깨졌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31)가 판을 뒤흔들고 있다. 
페레스는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6회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렸다. 최근 5경기 연속 홈런을 가동한 페레스는 시즌 홈런 개수를 38개로 늘렸다. 게레로 주니어(36개)를 3위로 밀어내며 1위 오타니(41개)에 3개차 2위로 따라붙었다. 
페레스의 38홈런은 AL에서 한 시즌 75% 이상 포수로 출장한 선수 중 역대 최다 기록. 지난 198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칼튼 피스크(37개)를 넘었다. 내셔널리그(NL) 포함 40홈런 포수는 역대 5명, 총 7차례 있었다. 한 시즌 최다 기록은 1970년 신시내티 레즈 자니 벤치가 갖고 있는 45개. 페레스는 47홈런 페이스로 포수 역대 최다 홈런까지 넘본다. 

[사진] 살바도르 페레스 2021.08.17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11년 캔자스시티에서 빅리그 데뷔 후 10시즌째 몸담고 있는 페레스는 올스타 7회, 골드글러브 5회, 실버슬러거 3회를 자랑하는 공수겸장 포수. 2015년 캔자스시티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MVP에도 올랐다. 지난해까지 두 번의 27홈런이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었던 페레스는 올해 믿기지 않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전반기 89경기에서 21홈런을 터뜨린 페레스는 후반기 39경기에서 17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최근 10경기 8홈런으로 완전히 미쳤다. 
페레스 스스로도 놀랐다. 그는 "굉장하다. 지금 이게 무슨 일인지, 흥분된다. 모든 면에서 정말 좋다"고 기뻐했다. 캔자스시티 동료 투수 브래드 싱어는 페레스에 대해 "더는 말할 게 없다. 비디오 게임 같다. 타석에 나설 때마다 홈런을 친다. 믿기지 않는다. 보는 재미가 있다. 다음에 또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며 감탄했다. 
[사진] 살바도르 페레스 2021.08.30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레스가 무섭게 몰아친 사이 오타니와 게레로 주니어의 홈런이 주춤하고 있다. 전반기 각각 33개와 28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오타니와 게레로 주니어는 후반기 나란히 8홈런에 그치고 있다. 팀이 약한 오타니는 집중 견제를 받고 있고, 게레로 주니어는 체력 저하 탓인지 전체적인 기록이 하락세다. 
포수 포지션에도 무서운 뒷심을 발휘 중인 페레스는 나아가 AL MVP 후보로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마이크 매시니 캔자스시티 감독은 "홈에서 팬들의 MVP 구호가 나오면 나도 같이 외칠 것이다"며 페레스를 지지했다. 
[사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오타니 쇼헤이(왼쪽부터) 2021.08.1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레스의 시즌 전체 성적은 129경기 타율 2할7푼7리 138안타 38홈런 94타점 OPS .859. 출루율(.301)이 낮아 OPS는 AL 12위에 그치고 있지만 홈런 2위와 타점 3위로 클래식 기록은 오타니(41홈런 89타점)와 게레로 주니어(36홈런 91타점) 못지않다. 세이버 기록 시대이긴 하지만 충분히 어필할 만한 요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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