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외야 유망주 김건형(25)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잠시 수원KT위즈파크를 떠난다.
김건형은 31일 충북 증평에 위치한 37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한다. 대한민국 국적의 건장한 남성에게 주어진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인 김건형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또래보다 늦게 야구를 시작했다. 이후 대학까지 미국에서 나온 그는 지난해 9월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KBO리그 문을 두드렸고, 2차 8라운드 75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김건형은 예상을 깨고 KT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남다른 열정과 패기를 선보였다. KBO리그의 정보를 얻기 위해 5살 동생인 소형준에게 주저 없이 다가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한 훈련태도, 끊임없는 질문 등을 통해 결국 이강철 감독과 동료들의 신임을 얻은 그였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6월 24일 마침내 1군 무대에 등장해 데뷔전 멀티히트를 포함 11경기 타율 2할1푼2리를 기록했다.
7월 9일 KIA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김건형은 병무청으로부터 현역 입대 영장을 받았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는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때부터 이미 입대를 염두에 뒀고, 시즌 개막 후 퓨처스리그서도 빠른 입대가 야구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란 결단을 내렸다. 다만, 입대일이 이렇게 빠르게 결정될 줄은 몰랐다. 원래는 시즌이 끝나고 입대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를 연기할 생각은 없었다. 후반기 꾸준한 출전을 통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지원도 노릴 수 있었지만, 나이가 적지 않기에 과감히 현역 입대를 결정했다. 외야수 제라드 호잉이 새롭게 합류해 출전 기회도 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강철 감독도 “아무래도 나이가 있어 그냥 가는 쪽으로 결정했다. 허송세월 보낼 바에야 갔다 오는 게 낫다”고 결정을 지지했다.
김건형은 최근 구단을 통해 “당분간은 팬 여러분들께 인사를 못 드리지만, 무사히 몸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다. 더욱 성숙해지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 (입대 후에도) KT 위즈를 응원하겠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팬들에게 편지를 보내달라는 수줍은 부탁도 했다. 그는 “한국에 딱히 오래 있었던 적이 없지만, 편지를 많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 그 편지로 힘을 얻겠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김건형을 향해 “물론 현역 입대라 복귀 후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요즘은 야구선수 수명이 늘어났다. 빨리 갔다 오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워낙 성실한 선수라 자기 기량만 보여주면 쓸 수 있는 카드다. 건강히 잘 다녀오길 바란다”라는 애정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