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테임즈, 메릴 켈리, 크리스 플렉센.
이들은 모두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디딤돌 삼아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대박’을 친 선수들이다. KBO 홈런왕 출신 테임즈는 2017년부터 3년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72홈런을 쳤고, SK 와이번스 원투펀치 켈리는 2019년 애리조나에서 13승을 거뒀으며,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가을 에이스로 거듭난 플렉센은 올 시즌 시애틀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3.54로 호투 중이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일본으로 건너간 KBO리그 영웅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에서 다승왕(20승)을 차지한 라울 알칸타라와 KT 소속으로 정규시즌 MVP를 거머쥔 멜 로하스 주니어가 나란히 한신 타이거스로 향했으나 시즌이 반환점을 넘어선 현재까지도 존재감이 미비하다.
![[사진] 멜 로하스 주니어(좌)와 라울 알칸타라 / 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31/202108310119774477_612d05f7b4527.jpeg)
일본 복수 언론에 따르면 알칸타라는 지난 30일 충격의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미 8월 불펜 전환으로 자존심을 한 차례 구긴 그는 최근 등판이었던 27일 히로시마전에서 ⅓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흔들리며 조정 기간을 갖게 됐다. 올 시즌 기록은 12경기(선발 7경기)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06이다.
로하스의 부진은 익히 잘 알려진 터. 일본 투수들의 팔색조 변화구에 고전하며 5월 10경기 타율 5푼7리 1홈런 3타점의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고, 자연스럽게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8월 들어 타율 2할9푼6리 4홈런을 기록 중이지만, 시즌 성적은 여전히 32경기 타율 2할 5홈런 12타점 OPS 6할2푼8리에 머물러 있다. 득점권 타율 역시 1할8푼2리로 상당히 저조하다.
한신은 이번 오프시즌 알칸타라에 2년 400만달러, 로하스에 2년 550만달러를 각각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두 선수의 동반 부진에 950만달러(약 110억원)라는 거액이 잘못된 투자였다는 현지 언론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신은 야심차게 영입한 외인 듀오의 부진 속 최근 3연패에 빠지며 센트럴리그 3위로 떨어졌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