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복덩이였던 제라드 호잉(32)이 KT 유니폼을 입고 대전에 돌아왔다. 그러나 신인 투수에게 3연속 삼진을 당하며 우울한 친정 나들이가 됐다.
호잉은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4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한화 소속이었던 지난해 6월18일 LG전 이후 439일 만의 대전 경기였다.
지난 2018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호잉은 첫 해부터 타율 3할6리 30홈런 110타점 23도루로 활약했다. 찬스에 강한 타격뿐만 아니라 폭넓은 수비와 공격적인 주루로 한화 돌풍을 일으키며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년 연속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6월 타격 부진으로 방출되면서 한화와의 인연이 끝났다. 미국으로 돌아간 호잉은 올해 6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콜업돼 2경기를 뛰었지만 다시 마이너로 내려간 뒤 조일로 알몬테의 대체 선수를 찾던 KT의 부름을 받아 한국에 복귀했다.
17경기를 뛰고 난 뒤 이날 친정팀 한화를 처음 만났다. 3년간 홈으로 쓰며 추억이 쌓인 대전을 적으로 찾았다. 경기 전 하주석을 비롯해 오랜만에 만난 한화 선수들과 포옹을 하며 반갑게 인사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한화 신인 좌완 김기중에게 3연타석 삼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1회 2사 1루 첫 타석부터 삼진을 당했다. 8구까지 승부를 끌고 갔지만 김기중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배트가 헛돌았다. 선두타자로 나온 4회에는 루킹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김기중의 4구째 바깥쪽 낮은 직구를 지켜만 봤다.
6회에도 7구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낮은 직구에 루킹 삼진 아웃됐다. 존 아래 살짝 벗어난 공으로 보였지만 전일수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삼진 콜이 나오자 호잉은 배트를 높이 띄우며 불만을 드러냈다.
호잉만 당한 게 아니었다. 김기중은 이날 데뷔 첫 6이닝 투구에 성공하며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KT 타선을 제압했다. 지난 25일 고척 키움전(5이닝 무실점) 데뷔 첫 승에 이어 2경기 연속 승리.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개인 최다 탈삼진까지 작성했다.
호잉은 9회 마지막 타석에도 구원 윤호솔에게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유격수 하주석이 1~2루 사이로 위치를 옮겨 호잉을 잡아냈다. 한화의 시프트에 걸리며 4타수 무안타로 마친 호잉은 시즌 타율이 2할에서 1할8푼8리로 떨어졌다. KT도 강백호의 부상과 이강철 감독의 퇴장 악재 속에 2-5로 패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