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홈런이 됐지? 의아하네" 김기중 인생투, 수베로식 칭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01 10: 33

한화 신인 좌완 김기중(19)이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그런데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뭔가 의아했다. 유일한 실점이 된 홈런도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김기중의 투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김기중은 지난달 31일 대전 KT전에서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탈삼진 6개도 개인 최다 기록. 데뷔 첫 승을 신고한 25일 고척 키움전(5이닝 무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한화의 토종 좌완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1회부터 강백호를 바깥쪽 낮은 141km 직구로 루킹 삼진 잡고 시작한 김기중은 3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심우준과 황재균을 연속 삼진으로 잡은 뒤 강백호를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막았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정면 승부한 모습이 돋보였다. 최고 구속은 144km로 아주 빠르지 않지만 높은 릴리스 포인트와 긴 익스텐션에서 끌고 나오는 공이 힘 있고 날카로웠다.

1회초 한화 선발투수 김기중이 역투하고 있다. 21.06.17  / soul1014@osen.co.kr

경기 후 수베로 감독은 "김기중이 훌륭한 피칭을 했다. 2경기 연속 잘 던졌는데 지난 경기보다 제구가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홈런을 하나 맞았지만 어떻게 홈런이 됐을까 의아할 정도로 좋은 투구였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이 의아했던 홈런은 6회 나왔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오윤석은 김기중의 6구째 141km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시즌 3호 홈런. KT 이적 첫 홈런이었다. 바깥쪽 낮게 잘 들어간 공을 오윤석이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쳤다. 실투가 아니었기에 수베로 감독은 그 홈런이 의아했다. 
그만큼 김기중의 공이 좋다는 의미. 김기중도 자신의 공, 특히 직구에 자신감이 있다. 강백호와도 과감하게 정면 승부한 그는 "공을 놓는 타점이 앞에 있다. 최대한 세게 던지려 하다 보니 (구속에 비해) 볼끝도 힘이 있는 것 같다.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지다 보니 변화구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올림픽 휴식기 때 호세 로사도 코치님과 변화구 커맨드 연습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경기에 앞서 한화 정우람이 김기중에게 서클 체인지업을 가르쳐주고 있다. 21.06.15 / soul1014@osen.co.kr
고교 시절부터 주무기로 쓴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 구사 비율도 높이고 있다. 헛스윙을 유도할 정도는 아니지만 우타자 상대로 타이밍을 빼앗아 맞혀 잡는 투구에 유용하게 쓰고 있다. '체인지업 대가' 정우람에게 배운 효과를 봤다. 
김기중은 "(프로 입단 전까지) 체인지업을 누구한테 배워본 적이 없다. 정우람 선배님께서 체인지업 던지는 팁을 알려주셨다. 캐치볼할 때부터 많이 배웠고, 전반기 때보다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다"며 "정우람 선배님뿐만 아니라 (김)민우형, (김)범수형도 제가 흔들릴 때마다 멘탈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고 고마워했다. 
경기에 앞서 한화 김기중이 훈련을 마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21.06.15
유신고를 졸업하고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기중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6월부터 1군에 올라온 뒤 11경기(8선발)에서 38⅔이닝을 던지며 2승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 중이다. 그는 "신인으로서 최대한 열심히 잘하려고 한다. 최근 2경기 연속 잘 던지면서 자신감이 붙을 것 같다. 남은 시즌도 이렇게 꾸준하게 잘하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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