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열이형 은퇴, 마음 아파" 캡틴이 된 막내, 하주석의 진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01 14: 06

"더는 함께 선수로 뛰지 못해 마음 아픕니다."
불과 4년 전 한화 내야의 막내였던 하주석(27)이 이제는 최고참이 됐다. 올해 시즌 도중 오선진(삼성)과 강경학(KIA)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뒤 하주석은 "성열이형이 있다"며 내야 최고참이란 말에 손사래를 쳤다. 주로 지명타자로 뛰긴 했지만 이성열(37)도 1루수로 포지션이 내야였다. 
하지만 하주석의 마지막 남은 내야 선배 이성열도 지난주 19년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며 공식 은퇴했다. 팀 최고참으로 후배들과 경쟁하며 솔선수범했던 이성열의 은퇴를 모든 선수들이 아쉬워했지만 그 중에서도 하주석의 마음이 가장 허했다. 하주석은 2015년부터 이성열과 7년을 같이 뛰었다. 

하주석이 더그아웃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2021.06.08 /cej@osen.co.kr

하주석은 "밥도 자주 먹고, 가깝게 지냈던 선배였다. 오랜 기간 같이 했기 때문에 저 역시도 성열이형 은퇴가 너무 아쉽다. 시즌 중간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되셔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며 "캠프 때부터 팀의 리빌딩 방향에 맞춰 최선을 다해 후배들에게 많은 부분을 가르쳐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제2의 인생도 잘 되시길바란다"는 진심을 전했다. 
이성열도 은퇴를 결정한 뒤 하주석에게 연락해 "지금 모습이 보기 좋다. 리더로서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힘내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지난 6월말부터 노수광이 반납한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하주석의 모습을 이성열도 뒤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진] 하주석-이성열 /OSEN DB
이성열뿐만 아니라 김태균, 정근우,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등 많은 선배들의 거쳐간 주장 자리를 물려받은 하주석은 "오랫동안 함께한 형들을 최근에 너무 많이 떠나보냈다. 감사하면서 마음이 아프다"며 "어릴 때부터 형들이 제가 나이가 들면 주장을 해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해줬다. 감독님도 캠프 때부터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생각보다 더 큰 책임이 따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하주석이 야구뿐만 아니라 리더십 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하주석에게 (NBA 전설) 마이클 조던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추천했다. 조던은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선수다. 신체적인 능력도 뛰어났지만 위닝 멘탈리티가 대단했다. 팀 동료들과 불화도 있었지만 스티브 커처럼 승부욕 있는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가 대단했다. 하주석도 리더로서 조던처럼 팀 구성원들을 이끄는 방법을 보고 뭔가 느끼는 게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하주석은 "조던 다큐를 보고 느낀 게 많다. 매 경기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하는 게 인상 깊었다. 오늘 처음 경기장에 오는 팬들도 있을 텐데 그들을 위해서라도 1분 1초라도 안일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부분이 크게 다가왔다"며 "그동안 형들 속에서 막내로 제 할 일만 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봐야 하는 위치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신 만큼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 골든글러브 같은 개인적인 목표보다 우승팀 주장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하주석이 2루로 도루성공 하고 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부담감에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많지만 하주석은 반대다. 팀의 97경기 중 91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6리 95안타 6홈런 45타점 11도루 OPS .765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 중 홈런 공동 1위, OPS 1위에 오르며 김혜성(키움)과 함께 골든글러브 후보로 떠올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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