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많은 생각을 했을 경기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 2사까지 노히터 행진을 하다가 1-3 역전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2루타-단타-볼넷-2루타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류현진은 이날 약 한 달 반 만에 ‘단짝’ 포수 대니 잰슨과 배터리를 이뤘다. 7월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잰슨이 이날 복귀해 마스크를 썼다.
![[사진] 2021.09.0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9/01/202109011524771221_612f1eefe22f2.png)
류현진은 1회 볼넷 2개를 내주면서 28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했으나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회부터는 잰슨의 리드 아래 빠른 템포로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했다. 4회에는 단 5개의 투구 수로 삼자범퇴, 5회는 3타자 연속 탈삼진쇼를 펼쳤다.
6회 2아웃까지 완벽한 투구였다. 8월 부진을 씻는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2사 후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아 노히터가 깨졌다. 현지 중계진은 마운트캐슬의 주루플레이를 칭찬했다. 2루까지 지체없이 내달려 세이프됐다.
2사 2루에서 오스틴 헤이스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아 실점까지 했다. 이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수비 시프트로 2루수 마커스 세미엔이 2루 베이스 쪽으로 붙어 있었다. 타구는 자석처럼 세미언 앞으로 날아갔다.
세미언은 낮은 포구 자세를 잡고 백핸드로 잡으려 했지만 타구는 외야로 빠져 나갔다. 잘 맞은 타구이긴 했다. 타구 속도가 107마일(173km)이었다. 하지만 원바운드 후 세미언의 정면 타구, 글러브나 몸으로 막지도 못했다. 올스타 2루수의 아쉬움이 남는 수비였다. 세미엔은 타구가 빠져 나간 후 아쉬운 표정과 자책하는 몸 동작을 보였다.
![[사진] 2021.09.0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9/01/202109011524771221_612f1ef57f763.jpg)
동점이 된 후 류현진은 깔끔하게 이닝을 종료하지 못했다. 후속 타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2사 1,2루에서 라몬 유리아스에게 역전 2타점 좌선상 2루타를 맞고 강판됐다.
최약체 볼티모어를 상대했으나, 6회 세 번째 타순이 돌면서 중심타자(2~5번)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아쉬운 수비 하나가 있었지만, 6회 2사 후 피칭은 이전의 류현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시즌 후반으로 올수록 난타가 잦고, 경기 중반 구위가 뚝 떨어진다.
볼티모어 중계진은 류현진이 강판된 후 득점 과정을 되돌아보며 “2아웃 매직”이라고 했다. 볼티모어 타선이 6회 2사까지 노히터를 당하다가 첫 안타(2루타)에 이어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볼넷-2루타로 3-1로 역전시킨 것을 놀라워하며 전했다.
류현진에 대해 볼티모어 중계진은 “노히터가 깨지기 전까지 15타자 연속 범타 처리를 했다. 커브가 좋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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