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게 사과한 이강철 감독 "죄송합니다, 백호 때문에 그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02 07: 11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죄송하다. 심판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강철(55) KT 감독이 깔끔하게 사과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벌어진 퇴장 사건과 관련해 "실수했다"고 인정하면서 심판에게도 직접 사과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4회말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도 경기를 강행한 주심 전일수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이 과정에서 전일수 심판의 몸을 밀쳤고, 즉시 퇴장 명령을 받았다. 개인 통산 4번째 퇴장. 선수 시절 16년간 한 번도 퇴장이 없었던 이 감독이지만 사령탑 부임 후 3년 만에 4번의 퇴장을 당했다. 

1회말 1사 1루 KT 이강철 감독이 투런 홈런을 때린 강백호와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21.05.27 /youngrae@osen.co.kr

1일 한화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죄송하다. 심판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갑자기 비가 확 오기도 했고, (강)백호 부상 때문에 조금 그랬었다"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늘 냉정함을 유지하는 이 감독이지만 강백호의 부상에 순간적으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이날 강백호는 1루 수비에서 한화 타자 최재훈과 충돌했다. 우익수 제라드 호잉의 송구를 잡는 과정에서 오른손을 땅에 짚었는데 전력 질주하던 최재훈의 발이 그만 강백호의 오른손을 밟았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강백호가 교체된 가운데 4회말부터 내리던 비가 점점 더 굵어졌다. 
이 감독은 "서스펜디드 경기도 있고, 노게임이 될 상황은 아니었다. 한 타임 정도 쉬었다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심판 입장에선 다른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각자 이해관계가 있는 것인데 결론적으로 제가 실수를 했다"고 자책했다. 
7회말 1사 KT 강백호가 LG 오지환의 투수 앞 땅볼때 조현우의 송구를 잡으려다 오지환과 충돌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2021.06.02/youngrae@osen.co.kr
비도 야속했지만 강백호의 부상 때문에 마음이 복잡했던 이 감독이었다. 1위를 질주하며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KT에서 강백호는 대체 불가 존재. 그런 선수가 아찔한 부상을 당했으니 이 감독으로선 눈앞이 캄캄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강백호는 큰 부상을 피했다. 최재훈의 발에 밟힌 우측 4번째 손가락이 검진 결과 단순 찰과상으로 나왔다. 뼈에나 근육에 이상이 없었다. 아직 부기가 남아있어 2~3일 정도 상태를 지켜본 뒤 출전 시기를 잡을 예정이다. 
이 감독은 "스파이크 징에 눌려 인대가 밟혔으면 큰일났을 것이다. 다행히 징이 없는 부분에 밟혔다. 꿰매지도 않았더라"며 "부상 순간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큰 부상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고 안도했다. /waw@osen.co.kr
KT 강백호와 이강철 감독이 포옹을 하고 있다.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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