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7G 연속 무실점' 레전드 마무리, 20년 후배에게서 영감을 얻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9.02 09: 25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의 후반기 기세가 무섭다. 
오승환은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6-5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라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던 그는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리그에 복귀한 후 다행히도 도쿄 올림픽 쇼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오승환은 1일 현재 후반기 7경기에서 3세이브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 0.00을 기록하는 등 완벽투를 과시 중이다.

오승환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1.07.18 /jpnews@osen.co.kr

7경기의 투구 내용은 압도적이다. 6.2이닝을 던지며 단 3피안타를 허용하고, 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1이닝 3탈삼진이 2차례. 시즌 30세이브로 구원 부문 1위다. 2위 KT 김재윤(25세이브)에 5개 앞서 있다. 
오승환은 "저도 어떤 계기나 바뀐 게 있으면 설명할 수 있을 텐데 훈련하는 거나 투구하는데 크게 바뀐 게 없다"고 씩 웃었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서 룸메이트를 이뤘던 김진욱(롯데) 덕분에 잠시 잊고 있던 무언가를 다시 깨닫게 됐다. 
오승환은 "김진욱은 타점이 굉장히 높고 팔을 앞으로 가져오는 스타일이다. 캐치볼 할 때 공을 받아보니 잡기 힘들 정도였다. 타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치기 까다로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모르던 건 아니었지만 언제부턴가 잊고 있었다. 알게 됐다고 타점이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높여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경기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또 "대표팀에 가서 좋은 투수들과 캐치볼을 하면서 왜 좋은 공을 던지나 유심히 지켜봤던 게 공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돌부처'라는 별명에 걸맞게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 그는 "팀에 복귀하고 나서도 계속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면 지금까지 했던 게 모두 무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전했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경문 감독을 향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오승환은 "감독님께 너무 많은 걸 배우고 왔다. 예전에도 같이 했었지만 이번만큼 가깝게 이야기할 기회는 없었다. 이번에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선수를 믿고 힘을 줄 수 있는 영향력이 선수 입장에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존경의 뜻을 표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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