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도 안 쉬어졌다" 5개월 기다린 데뷔전...강속구 타격도 '패기만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9.02 12: 18

“숨도 안쉬어지더라구요.”
롯데 자이언츠 올해 1차지명 신인 포수 손성빈(19)은 지난달 31일, 사직 LG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3-9로 뒤지던 8회초 포수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8회초 1사 2루에서 상대의 3루 도루 시도를 저지했고 선배 투수들을 리드하며 볼배합을 주도했다. 블로킹 실수도 없었다. 공격에서도 두 차례나 타석에 들어섰고 볼넷 1개를 얻어냈다. 데뷔전에서 알찬 2이닝을 소화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데뷔전을 치르고 지난 1일 만난 손성빈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라운드에 나갔는데 숨도 안쉬어졌다. 티는 안 내려고 했는데 긴장을 많이 했다”라고 데뷔전을 돌아봤다.
래리 서튼 감독은 “볼배합도 잘해줬고 타석에서도 LG의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 보여줬다. 8회에는 3루 도루를 잡았다. 아무도 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모두가 준비를 안했지만 손성빈은 준비가 되어 있었고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라고 칭찬했다.
지난 7월 6일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고 후반기 들어서 3번이나 주전 선수들의 백신 특별엔트리로 1군 엔트리를 오르 내렸지만 데뷔전 기회를 잡기가 힘들었다. 전반기 막판부터 1군 선수단과 함께 하면서 선배 투수들의 공을 받아봤던 것이 그래도 데뷔전을 앞두고 도움이 됐다. 나름 준비는 되어 있었다. 또한 강점인 어깨를 과시하면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그는 “경기를 뛰는 것을 떠나서 1군 선배들 함께 하는 게 정말 큰 힘이었다. 1군 경기 하는 것을 보면서 눈으로 배우는 것도 많았다”라면서 “거의 모든 1군 투수 선배님들 공을 받아봐서 경기 나가서 괜찮았던 것 같다”라고 했다.
도루 저지에 대해서는 “송구할 때 공이 제대로 쥐지 못했다. 아차 했는데 정확히 가서 다행이었다. 운이 좋았다”라면서 “그래도 연습을 많이 했고 2군 정호진 감독님과 준비를 많이 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몸에 배어 있던 행동으로 도루를 잡을 수 있었고 이후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경험이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포수 포지션이다. 그래도 데뷔전에서 벤치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리드를 펼쳤다. 스스로도 부족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는 “리드는 내가 다 했다. 공은 다 받아봤지만 아직 1군 투수 선배님들과 많이 맞춰본 것이 아니었다. 안 맞는 것도 많을 수 있다”라면서 “아직 투수의 마음을 읽는 것은 미숙하다. 경기를 좀 더 뛰어야 투수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투수들에게 믿음을 줘야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블로킹과 포구 등 다른 수비적 부분에서는 스스로도 만족스러웠다고.
타석 기회까지 잡을 수 있었다. 사실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2할1푼1리(128타수 27안타) 3홈런 15타점 OPS .635의 기록에 그쳤다. 공격보다 수비적인 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격은 아직 부족하다는 내부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8회말 볼넷을 얻어냈고 9회말에는 2사 만루에서 LG 강속구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했고 유격수 땅볼을 때렸다.
그는 “포수는 타격을 잘 하면 좋지만 그래도 수비가 먼저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전반기에 워낙 못쳐서 스트레스 받기는 했다. 그래도 후반기에 이병규, 김동한 코치님과 연습을 많이 하다보니 후반기에는 잘 맞았다. 딱히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고 있다. 타석에 들어가니까 긴장하지는 않았고 재밌었다”라고 웃으며 1군 무대에서의 타석들을 되돌아봤다.
특히 고우석과의 재대결도 고대했다. 그는 "고우석 선배님 공이 빠르긴 빨랐다. 그런데 못 칠 공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음에 만나면 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패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