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장시환(33)이 개인 12연패에 빠졌다.
장시환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4⅓이닝 6피안타 3볼넷 1사구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무승 10패, 개인 12연패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장시환은 3회초 배정대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한화 타선이 3회말 3득점에 성공하며 곧바로 3-1 역전에 성공했다.
4회까지 1실점으로 KT 타선을 잘 막아낸 장시환은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유한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동점, 박경수의 땅볼 타구에 1루수 에르난 페레즈의 실책이 나와 역전까지 허용했고 결국 5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는 3-8로 패했다.
올 시즌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한 장시환의 마지막 승리는 지난해 9월 22일 두산전 승리(6이닝 1실점)이다. 이후 19경기 동안 승리 없이 12패만 기록하며 개인 12연패 수렁에 빠졌다.
장시환은 자칫 잘못하면 불명예스러운 기록으로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다.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은 심수창이 2009~11년 기록한 18연패. 이어서 롯데 김종석 16연패(1987~91년), 청보 장명부 15연패(1985년), KT 돈 로치 14연패(2017년) 등이 역사에 남을 정도의 연패를 기록했다.
단일 시즌을 기준으로 10패 이상을 당하며 1승도 거두지 못한 무승 투수는 KBO리그 역사에 두 번밖에 없었다. 지난 1999년 쌍방울 투수 가내영이 그해 57경기에서 세이브 4개를 올렸지만 승리 없이 10패를 당했다. 2010년 한화 외국인 투수 호세 카페얀은 15경기에서 11패를 안으면서 단 1승도 신고하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투수의 승리와 패배는 투수 혼자 결정하는 부분이 아니다. 여러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기 때문에 개인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최근 장시환은 잘 던진 경기에서도 수비가 도와주지 않거나 득점 지원이 부족해 승리를 놓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장시환은 올해 50이닝 이상 선발로 던진 투수 42명 중 9이닝당 득점 지원이 2.6점으로 가장 적다. 불펜이 승리를 날린 경기도 두 차례 있었다. 지난 6월 18일 대전 SSG전, 8월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필승조' 김범수와 강재민이 각각 블론세이브를 범해 장시환의 승리가 무산됐다.
한화는 장시환에게 꾸준히 선발등판 기회를 줄 계획이다. 장시환이 연패를 끊을 기회는 많이 남아있지만 반대로 패전을 기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역사적인 불명예 기록의 기로에 선 장시환은 지긋지긋한 연패를 끊어낼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