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만 쓰기는 아까워’ 8회를 책임지는 마무리, 키움은 판을 흔들었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9.03 05: 33

키움 히어로즈가 마무리투수 조상우(26)의 활용방안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았다.
키움은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4연패를 끊었다. 마무리투수에서 보직을 변경한 조상우는 8회 구원등판해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수확했다.
조상우는 올 시즌 27경기(27⅓이닝) 3승 4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중인 특급 마무리투수다.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야구 국가대표로 참가해 6경기(8이닝) 1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조상우는 등판 기회 자체가 사라져버린 상황이다. 후반기 첫 3경기에서는 올림픽 투구 여파 때문에 휴식을 취했고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세이브 상황에만 등판한다는 원칙 때문에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다.

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8회초 키움 조상우 투수가 역투하고 있다 . 2021.09.02 / soul1014@osen.co.kr

지난 6월 9일 한화전에서 세이브 상황이 아니지만 컨디션 점검차 등판했던 조상우는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팀 노히트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후 한동안 부진에 빠졌고 이후 홍원기 감독은 세이브가 아닌 상황에서 조상우를 기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조상우가 후반기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결국 보직 변경 결정을 내렸다. 이제는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승부처에서는 조상우가 출격할 수 있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지금은 우리 팀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조상우가 손꼽히는 마무리투수인데 후반기 17경기 중에서 1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팀이 이기는 상황에서 조상우가 나가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중요한 상황에 나가는 것은 같다”고 설명했다.
조상우는 이전에도 이런 역할을 맡은 기억이 있다. 장정석 감독이 있던 2019년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잠시 부진에 빠지며 오주원에게 마무리투수 자리를 넘겼고 대신 필승조로 굳은 일을 도맡아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8경기(9⅓이닝)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0.00이라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전 경험을 참고한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조상우의 공백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팀 입장에서도 손해고 조상우가 세이브 타이틀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팀 성적이다. 처음하는 보직도 아니라서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조상우와도 대화를 통해서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이날 경기 처음으로 조상우와 김태훈의 순서를 바꿔서 기용했다. 0-0 동점인 8회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고 9회에는 김태훈이 등판했다. 조상우는 승리, 김태훈은 세이브를 따내면서 보직 변경은 성공으로 기분좋게 시작했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상우와 김태훈은 보직 변경 후 첫 등판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두 투수의 활약에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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