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가 부친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복귀전 승리를 거뒀다.
쿠에바스는 지난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 15경기(83⅔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중인 쿠에바스는 이날 20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부친상이라는 큰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방문한 쿠에바스의 아버지는 자가격리 기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부친상을 치른 쿠에바스는 힘든 상황에서도 구단에 배려 속에 차근차근 복귀를 준비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번에 이야기를 했을 때 던지고 싶다고 해서 준비할 시간을 줬다. 쿠에바스를 보니 살도 많이 빠졌다. ‘옷이 왜 이렇게 크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살이 빠졌다”라며 쿠에바스를 걱정했다.
쿠에바스는 “아무래도 올림픽 휴식기에 경기를 못나가고 정상적인 생활이 잘 안되다 보니 빠진 것 같다.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104kg 정도에서 큰 차이가 없었는데 이번에 5kg 정도가 빠졌다. 이런 몸무게는 21살 이후로 처음이다. 몸무게는 줄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본적인 운동은 계속해서 힘은 부족하지 않았다”라며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20일 만에 마운드에 돌아온 쿠에바스는 “그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운동을 했다. 팀이 원정경기를 갔을 때는 트레이너와 불펜포수를 지원해줘서 계속 운동을 할 수 있었다. 휴식일에도 집에 있기 보다는 몸을 사용하는게 머리를 식히는데 좋을 것 같아서 계속 운동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라고 그동안의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이 남은 시즌 등판이 어려울 것 같다고까지 각오를 했던 쿠에바스는 생각보다 빠르게 마운드에 돌아왔다. 쿠에바스는 “정신나간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아버지께서 살아 생전에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삶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하셨다. 아버지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몸소 보여주셨다. 나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17살에 집을 나올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막상 일을 겪으니 준비가 안됐다는 것을 느꼈다. 운동을 하고 동료들과 함께 하면서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부친의 한마디를 떠올렸다.
KT가 치열한 리그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쿠에바스는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자신에게도, 팀에도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