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엔 ‘QS 기계’ 괴력의 투수, 3년간 27경기 모두 6이닝 이상 던졌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9.04 05: 06

 LG 외국인 투수 켈리는 만화 ‘슬램덩크’ 서태웅의 대사 ‘전반전은 버렸다’를 떠올리게 할 만큼 후반기 성적이 인상적이다. 그렇다고 전반기 성적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니지만, 후반기는 ‘괴물 모드’다.
3년째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켈리는 놀랍게도 3년 동안 후반기 등판한 27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던지고 있다. 많은 이닝을 던질 뿐만 아니라 투구 내용도 뛰어나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3회,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1회로 완벽투를 자랑했다.
켈리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켈리는 7회 1사 1루에서 전민수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았다. 2아웃을 잡은 후 나성범에게 빗맞은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회심의 커브가 배트 끝부분에 맞아 2루수 키를 넘겨 우중간에 뚝 떨어졌다. 아쉽게 2-2 동점에서 교체됐다.

4회초 수비를 마치고 LG 켈리가 유강남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2021.06.20 /jpnews@osen.co.kr

켈리는 이날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47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에 성공, 양현종이 세운 KBO리그 최다 기록 타이를 달성했다. 더 놀라운 것은 앞서 말한 후반기 전 경기 6이닝 이상 투구다.
2019년 LG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첫 해 후반기 9경기에서 모두 최소 6이닝을 던졌다. 6이닝 3실점 이하를 8차례, QS+도 3차례 기록했다. 2020년에는 후반기 13경기를 모두 6이닝 이상 책임졌다. 13경기에서 QS 11회, QS+ 5회였다. 그리고 올해 켈리는 후반기 8월부터 등판한 5경기에서 6이닝 이상씩 던지며 QS 4회, QS+ 3회를 기록 중이다.
켈리는 3년간 후반기 27경기에서 QS를 23회, 무려 85%나 기록했다. 게다가 QS에 실패한 4경기는 모두 6이닝 4실점, 선발 투수로서 크게 무너진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3년 내내 전반기 다소 부진해도 후반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QS 머신’이 되는 것이다.
후반기 성적을 보면, 3년간 27경기에서 19승 5패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반기 50경기에서 18승 19패 평균자책점 3.48과는 차이가 크다. 특히 2020년에는 전반기 평균자책점 4.38로 부진했으나 후반기에는 2.22로 2점 이상을 낮췄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가격리 후 짧은 준비 기간으로 개막 준비에 미흡해 전반기 고전했으나 후반기에는 맹활약했다.   
시기를 가리지 않고 풀타임 꾸준히 잘하면 더할 나위 없지만, 어느 한 시기를 택한다면 전반기 보다 후반기에 가중치를 둔다. 순위 싸움 막판에 잘하고, 체력적으로 지쳐가는 시즌 막판에 뛰어난 성적은 팀 기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켈리의 활약은 최근 단짝 수아레즈가 등 근육 부상으로 2주간 휴식 소견을 받아 더욱 빛난다. 수아레즈는 부상 회복 후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기에 최소 3주 이상 공백이 예상된다. ‘QS 머신’ 켈리가 확실한 에이스 카드로 LG의 순위 싸움을 이끌 것이다. /orange@osen.co.kr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1사 1루 LG 켈리가 SSG 정의윤이 직선타를 잡아 병살 플레이를 만들어낸 이상호와 기뻐하고 있다.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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