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은 이성곤(한화)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통산 홈런의 절반을 사직구장에서 터뜨렸다.
삼성 시절이었던 지난해 6월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2014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손맛을 봤다.
0-0으로 맞선 6회 선두 타자로 나선 이성곤은 선제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1구째 슬라이더(137km)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이성곤은 7회 중전 안타를 추가하며 멀티 히트를 달성했다.

이성곤이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날 아버지인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과 함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부자가 동시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성곤은 "첫 홈런을 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2군에서 연습할 때도 상상했던 순간이었다. 사실 내가 생각했던 쉬운 상황이 아닌 어려운 상황에서 홈런을 쳐 더 기쁘다. 나보다 동료들이 더 기뻐해 줬다. 너무 고마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성곤은 또 "아버지와 통화는 하지 못했고 메신저로만 이야기를 나눴다.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홈런은 친 것은 친 것이고 이제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셨다"며 "아버지의 모습을 찾아보지 않아도 지인들이 영상이나 캡처를 해서 보내주신다. 근래 봤던 아버지의 표정 중 가장 밝으신 표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첫 아치를 신고한 이성곤은 다음 날에도 손맛을 봤다. 0-0으로 맞선 2회 선두 타자로 등장한 이성곤은 롯데 선발 아드리안 샘슨의 1구째 147km 짜리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려 이틀 연속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성곤은 지난해 5홈런을 터뜨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6월 25일 오선진(삼성)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세 번째 구단에 안착한 이성곤. 3일 사직 롯데전에서 이적 후 첫 홈런을 신고했다.
이성곤은 1-2로 뒤진 5회 1사 1루서 롯데 선발 앤더슨 프랑코와 풀 카운트 끝에 10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중간 스탠드에 꽂았다. 지난해 7월 26일 광주 KIA전 이후 404일 만의 홈런. 하지만 팀이 3-6으로 패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데뷔 첫 아치에 이어 통산 2호 홈런 그리고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개인 통산 6홈런 가운데 절반을 터뜨린 의미있는 장소. 이성곤에게 사직구장은 '약속의 땅'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