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리와 다른 페레즈, 투수 안 가린다 '잠수함에게 결승타'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05 00: 07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 타자들은 대부분 '잠수함' 계열의 투수들에게 낯설어 한다. 미국에서 자주 못 본 낮은 각도에서 나오는 공을 무척 까다로워한다. 잠수함 투수가 어느 곳보다 많은 리그라 외국인 타자들의 성공 척도가 되기도 한다. 
올해 한화가 야심차게 영입한 '메이저리그 통산 69홈런' 거포 라이온 힐리(29)가 가장 고전한 것도 잠수함 투수였다. 우투수(.280) 좌투수(.245)에 비해 언더투수(.167) 상대 타율이 극도로 낮았다. 상대팀들은 힐리 타석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 잠수함 투수들을 표적 투입했다. 
결국 힐리는 잠수함 투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7월초 방출됐다. 하지만 힐리의 대체 선수로 들어온 에르난 페레즈(30)는 다르다. 표본이 많은 건 아니지만 잠수함 투수들의 공을 곧잘 공략한다. 

5회말 1사 만루에서 한화 페레즈가 좌전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1.09.04 /sunday@osen.co.kr

4일 대전 KIA전에도 사이드암 임기영을 상대로 결승타를 터뜨렸다. 1회 유격수 뜬공, 3회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세 번 당하지 않았다. 1-1 동점으로 맞선 5회 1사 만루에서 임기영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앞 안타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가 워낙 빨라 2루 주자까지 홈에 불러들이지 못했지만 완벽한 타이밍에 맞혀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KIA 선발 임기영을 마운드에서 강판시킨 순간. 한화의 6-2 승리를 이끈 결승타이기도 했다. 
5회말 1사 만루에서 한화 페레즈가 좌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1.09.04 /sunday@osen.co.kr
이날까지 페레즈는 언더투수 상대 13타수 4안타로 타율 3할8리를 기록했다. 힐리가 40타석에서 1개밖에 치지 못한 언더핸드 상대 홈런을 페레즈는 3타석 만에 쳤다. 지난달 28일 대전 NC전에서 사이드암 원종현에게 홈런을 쳤다. 좌투수(.182) 우투수(.308) 상대 타율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페레즈의 타격에 대해 "미국과 베네수엘라에서 여러 유형의 투수들을 다양하게 상대했다. 조금 더 봐야겠지만 투수 유형을 가리는 스타일은 아닌 듯하다"고 기대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우완 장지수에게 좌중간 안타를 치며 멀티히트에 성공한 페레즈는 시즌 타율을 2할8푼6리로 올렸다. 주자가있을 때 타율이 3할3푼3리로 주자가 없을 때(.208)보다 훨씬 높다. 16경기 12타점으로 팀이 기대하는 결정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waw@osen.co.kr
최근 3연패에서 탈출한 10위 한화는 37승60패4무를 마크, 3연패에 빠진 9위 KIA(37승52패4무)와 격차를 4경기로 좁혔다.경기 종료 후 한화 페레즈가 아들의 손을 잡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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