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아웃 중 땅볼 17개' 고영표, 사이드암은 어떻게 LG 좌타 라인을 농락했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9.05 05: 32

'LG 킬러'가 주무기 체인지업을 아끼고 투심으로 땅볼 머신이 됐다. 수싸움에서 승리였다. 
KT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8이닝(90구)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비자책 1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거뒀다. KT의 11-1 승리. 시즌 8승이 최다였던 그는 개인 최다승을 올렸다. 
고영표는 경기 전까지 올해 LG 상대로 3경기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9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6이닝 1실점, 6⅔이닝 1실점, 7이닝 3실점으로 모두 퀄리티 스타트였다. 이날은 8이닝 비자책으로 LG전 평균자책점을 1.63으로 낮췄다. 

KT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11-1로 크게 승리했다. 선발 고영표가 8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9승째를 거뒀다. 승리를 거둔 KT 고영표가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2021.09.04/ youngrae@osen.co.kr

사이드암에게 부담스런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이지만, 고영표는 보는 사람에겐 너무 쉽게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날 24개 아웃카운트 중 땅볼 아웃이 무려 17개였다. 뜬공 아웃은 3개 뿐, 삼진이 4개였다.
고영표는 "신기하게 땅볼 타구가 많았는데,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 타이밍을 노리는 것 같아서 투심을 많이 던졌다"고 나름 비결을 말했다. 고영표는 이날 90구 중 주무기 체인지업은 29개, 투심을 42개로 많이 던졌다. 커브(11개), 슬라이더(8개). 다음은 일문일답. 
-개인 최다승 소감은.
"개인 최다승을 거뒀는데, 크게 의식하면 빨리 안 나왔을 거다. 의식하지 않고, 동료들이 지원을 많이 해줬다, 수비도 도와줘서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다. 그 부분이 제일 기분이 좋다."
-완투에 대한 생각은 없었나. 90구를 던졌다.
"완투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크게 이기는 상황이라 불펜도 있어서 내 할 몫은 다 했다고 본다. 4일 쉬고 등판했기에. (교체 이야기를 듣고) 한 이닝 남았는데요 라고 물어보기만 했다. 그러나 8회까지 던지고 교체될 거라 생각했다. 욕심 부릴 상황은 아니었다."
-공교롭게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이 "고영표는 100구 이상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완봉이라면 욕심 났을 건대, 물론 완투도 의미가 있지만 남은 시즌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6회말 이닝을 마친 KT 고영표가 야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1.09.04/ youngrae@osen.co.kr
-LG 상대로 유난히 강하다.
"잠실에서 던지면 투구 리듬이 좋은 것 같다. 리듬이 좋아질 때 항상 LG를 만나는 것 같다. 좋은 공 던질 때. (LG라서) 특별하게 준비하는 것은 없다. 매 경기 열심히 던지고, 최선을 다하는데 공교롭게 결과가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
-8승 하고 나서 무실점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오늘 비자책 1실점으로 개인 최다승을 해서 남다른가.
"1회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하고 좋지 않은 생각이 나더라. 내가 1회 실점이 많아서...1회를 잘 넘기고, LG 타자들이 초구 공략이 많고 땅볼이 많아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
-5~7회 9타자를 모두 땅볼로 처리하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끝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LG 타자를 어떻게 상대했나.
"1회 체인지업을 안타로 허용했다. 느낌이 LG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많이 생각하고 나왔구나 했다. 직구(투심)에 늦게 나오는 타이밍이었다. 직구 힘도 있어서 직구로 카운트 잡는 공을 던졌는데 상대가 초구부터 스윙이 나오면서 땅볼로 유도됐다. 상대가 변화구에 타이밍을 잡은 거 같다."
-호잉과 무슨 이야기를 했나. (4회 호잉의 포구 실책으로 비자책 1실점을 했다)
"실책 애기는 안 하고, 선제 투런 홈런을 쳐서 화력을 실어준 것 같다. 그 부분이 고맙다. 수비는 최선을 다하는데 실수가 나올 수 있어서, 크게 생각 안 했다. 내가 막으면 비자책이라 생각했고, 잘 막았다. 호잉이 실책은 얘기 없었다."
-1~2위 맞대결이라 책임감을 느꼈는지.
"책임감이 있었다. 부담도 있었다. 1~2위 대결이고, 상대가 6연승을 하다가 연승이 어제 깨졌는데. 내 스스로 집중하고, 긴장한 것이 좋은 투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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