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기서 끝내?" 수베로 감독 설득한 김민우의 완강함 [대전 톡톡]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05 12: 05

"김민우가 나를 설득했다."
한화 토종 에이스 김민우(26)는 지난 4일 대전 KIA전에서 데뷔 첫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시즌 개인 최다 7⅔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지난 2015년 입단 후 데뷔 7년차에 첫 10승 감격이었다. 
6회까지 투구수 71개에 불과할 만큼 효율적인 투구였다. 6회까지 한화가 6-1 넉넉한 리드를 잡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충분히 좋은 모습 보여줬다. 체력은 괜찮냐"고 물어봤다. 교체를 시사했지만 김민우의 투구 의지가 완강했다. 

최근 3연패에서 탈출한 10위 한화는 37승60패4무를 마크, 3연패에 빠진 9위 KIA(37승52패4무)와 격차를 4경기로 좁혔다.경기 종료 후 한화 김민우가 수베로 감독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1.09.04 /sunday@osen.co.kr

5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수베로 감독은 "김민우가 '지금 잘 던지고 있는데 왜 여기서 끝내냐. 더 던지고 싶다'면서 나를 설득했다"며 "8회 마지막 타자를 잡았더라면 9회에도 올라갔을 것이다"고 말했다. 8회 2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아 9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101구로 경기를 마쳤다.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뒤 3경기 연속 5회를 넘기지 못하며 고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며 10일 휴식을 주기도 했다. 이날 KIA전에서 마침내 후유증을 털어냈다. 수베로 감독은 "휴식기에 쉬지 못하고 던지면서 직구 구위가 떨어졌다.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스스로 잘 이겨냈다"며 기특해했다. 
시즌 전 김민우를 개막전 선발로 깜짝 발탁한 수베로 감독의 10승이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는 "김민우가 국내 1선발이자 에이스가 된다는 점을 잘 받아들여 자리에 맞게 성장했다"며 "주무기 포크볼에 의존할 때가 많은데 직구를 조금 더 믿고 활용하면 훨씬 발전할 것이다.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기대했다. 
8회초 2사 1,2루에서 한화 김민우가 마운드를 내려가며 아쉬워하고 있다. 2021.09.04
한편 한화는 이날 정은원(2루수) 최재훈(포수) 하주석(유격수) 김태연(3루수) 에르난 페레즈(1루수) 최인호(좌익수) 이성곤(지명타자) 장지승(우익수) 이원석(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신인 좌완 김기중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