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가 나를 설득했다."
한화 토종 에이스 김민우(26)는 지난 4일 대전 KIA전에서 데뷔 첫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시즌 개인 최다 7⅔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지난 2015년 입단 후 데뷔 7년차에 첫 10승 감격이었다.
6회까지 투구수 71개에 불과할 만큼 효율적인 투구였다. 6회까지 한화가 6-1 넉넉한 리드를 잡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충분히 좋은 모습 보여줬다. 체력은 괜찮냐"고 물어봤다. 교체를 시사했지만 김민우의 투구 의지가 완강했다.

5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수베로 감독은 "김민우가 '지금 잘 던지고 있는데 왜 여기서 끝내냐. 더 던지고 싶다'면서 나를 설득했다"며 "8회 마지막 타자를 잡았더라면 9회에도 올라갔을 것이다"고 말했다. 8회 2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아 9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101구로 경기를 마쳤다.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뒤 3경기 연속 5회를 넘기지 못하며 고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며 10일 휴식을 주기도 했다. 이날 KIA전에서 마침내 후유증을 털어냈다. 수베로 감독은 "휴식기에 쉬지 못하고 던지면서 직구 구위가 떨어졌다.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스스로 잘 이겨냈다"며 기특해했다.
시즌 전 김민우를 개막전 선발로 깜짝 발탁한 수베로 감독의 10승이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는 "김민우가 국내 1선발이자 에이스가 된다는 점을 잘 받아들여 자리에 맞게 성장했다"며 "주무기 포크볼에 의존할 때가 많은데 직구를 조금 더 믿고 활용하면 훨씬 발전할 것이다.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정은원(2루수) 최재훈(포수) 하주석(유격수) 김태연(3루수) 에르난 페레즈(1루수) 최인호(좌익수) 이성곤(지명타자) 장지승(우익수) 이원석(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신인 좌완 김기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