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감독'의 멘탈 관리법, 1992년 다승왕 실패를 교훈 삼는다 [오!쎈 잠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9.05 13: 17

막내 구단 KT 위즈는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6월 중순 1위에 오른 뒤로 하루만 빼고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KT 선수단도 모두 1위는 처음이다. 1위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고, 페이스 유지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이 감독은 5일 잠실구장에서 "마음을 편하게 가려고 노력한다. 속으로는 1위를 끝까지 지키고 싶은 마음이 많지만, 내색하기는 그렇다. 1경기 1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4회말 KT 이강철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1.08.27 /ksl0919@osen.co.kr

이어 "선수들도 긴장하고 하면서, 경기가 안 풀릴 때가 있다. 선수들에게 편하게 하라고 농담도 하고, 덕아웃 분위기를 만든다. 하위권 팀하고 붙을 때 첫 경기를 지면 타격이 크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감독인 내가 먼저 편하게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더욱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 감독은 "한화와 1차전을 지고, 2차전 초반 1-3으로 역전되니까 분위기가 급격히 다운되더라. 하던 대로 하자. 지금 우리 엄청 잘하고 있다. 너무 이기려고 하는 거 같다. 편하게,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에 따라 농담도 하고,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한다. 
무슨 일이든 과하게 욕심을 내면 오히려 안 될 때가 있다. 감독들은 순리대로 가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이 감독은 "한화와 첫 경기에서 도루 6개 주고 당하면 화가 난다. 그런데 화내면 더 안 잡힌다. 그냥 놔둬라 했다. 놔두면 잡힐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에피소드를 꺼냈다. 1992년 다승왕 타이틀 경쟁 일화였다. 당시 송진우가 19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하고, 이강철 감독은 18승으로 1승 차이로 2위로 끝났다. 
이 감독은 "다승왕 해보려고 이틀 쉬고 나가고, 사흘 쉬고 나가고 그랬는데 안 됐다. 그 때 선동열 선배가 날짜 대로 나가라, 천천히 해라고 조언해줬는데 욕심내고 던졌다. 200이닝 넘게 던지면서 했는데도 결국 다승왕 타이틀에 실패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 감독은 타이틀도, 순위 경쟁도 억지로 욕심내서 따라가려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 교훈을 지금 되새기면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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