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초 홀드왕 보인다, 지난해 트레이드가 꽃을 피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06 11: 21

KBO리그에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KIA가 유일하게 타이틀 홀더를 배출하지 못한 기록이 있다. 홀드다. 중간계투 투수들의 기록을 위해 2000년부터 제정된 홀드는 세이브 상황에서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마운드를 넘긴 투수에게 주어진다. 지난해까지 21시즌 동안 KIA에는 홀드왕이 없었다. KIA, 한화, NC를 제외한 7개 팀들이 돌아가며 홀드왕을 배출했다. 막내 구단 KT도 지난해 주권이 첫 홀드왕을 거머쥐었다. 
올해는 KIA 차례가 될 듯하다. 지난해 8월 트레이드를 통해 NC에서 넘어온 우완 장현식(26)이 불펜 필승 셋업맨으로 자리잡은 뒤 홀드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5일 대전 한화전에도 4-3으로 앞선 7회 구원등판, 최고 151km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19홀드째를 따낸 장현식은 우규민(삼성)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홀드왕 2연패에 도전하는 주권과 함께 정우영, 김대유(이상 LG)가 나란히 17홀드로 이 부문 공동 3위로 경쟁권이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KIA 장현식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1.08.19/ rumi@osen.co.kr

거듭된 우천 취소로 인해 KIA는 리그 최다 50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경쟁자들보다 경기가 많이 남은 장현식에게 홀드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진다. 장현식은 물론 KIA에도 의미 있는 첫 홀드왕 등극의 기회가 왔다. 
KIA에서 가장 홀드왕에 근접한 선수는 2015년 좌완 심동섭이다. 당시 21홀드를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올랐지만 1위 안지만(당시 삼성·37개)과 차이가 너무 컸다. 심동섭 외에 KIA에선 누구도 20홀드 이상 넘지 못했다. 그도안 KIA의 허리가 얼마나 약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KIA 투수 장현식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1.08.14 / dreamer@osen.co.kr
올해도 핵심 불펜 전상현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박준표, 홍상삼, 이준영이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중간이 헐거워지며 구원 평균자책점 9위(5.35)에 그치고 있는 KIA에서 장현식이 분투하고 있다.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48경기에 나와 55이닝을 소화했다. 순수 구원으로는 이닝 공동 2위로 팀 내 비중이 커졌다. 
NC 시절부터 트레이드 첫 해였던 지난해까지 장현식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어느 한 곳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해는 중간에 고정되면서 역할이 확실해졌다. 시즌 초반에는 기복이 있었지만 6월 이후로는 꾸준하게 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7월7일 대전 한화전부터 최근 12경기에서 15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안타와 볼넷을 5개씩 허용했을 뿐, 무려 2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 기간 1승6홀드를 챙겼다. 
8회말 2사 1루 KIA 장현식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정해영과 주먹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21.06.23
시즌 성적도 48경기 1승3패1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수준급이다. 개인 최다 9승(선발 7승)을 올리며 134⅓이닝을 던진 2017년 NC 시절 이후로 최고 시즌. 트레이드 전까지 NC의 잊혀진 유망주였지만 KIA에 와서 야구 인생이 다시 꽃피우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