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영구결번 레전드가 기억하는 '통산 타율 .331' 장효조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9.07 11: 04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고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퓨처스 감독의 10주기를 맞아 고인을 향한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효조 전 감독은 1군 통산 964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1리(3050타수 1009안타) 54홈런 437타점 485득점 110도루를 기록했다. 1983, 1985, 1986, 1987년 통산 4차례 타격왕에 올랐고 통산 6차례나 1위에 오른 출루율도 타격 못지않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만수 이사장은 장효조 전 감독과 대구중학교,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 한양대학교, 삼성 라이온즈에서 함께 뛰면서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낸 사이다. 

19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레전드와 연예인야구팀의 개장 기념 경기가 열렸다. 삼성레전드 이만수, 김시진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jpnews@osen.co.kr

지난 6일 오후 기자와 통화가 닿은 이만수 이사장은 "장효조 선배는 말 그대로 롤모델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을 때 말도 걸기 힘들었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중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이만수 이사장은 새벽에 일어나 장효조 전 감독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가 문을 두들기고 야구 좀 가르쳐달라고 하기도 했다. 
"야구를 늦게 시작해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 제일 잘하는 선배에게 배우고 싶어 장효조 선배를 찾아간 것이었다. 새벽에 오면 어쩌냐고 혼도 많이 났던 기억이 난다". 
대구상고와 한양대학교를 거쳐 프로 무대에서도 장효조 전 감독과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이만수 이사장은 "포지션 특성상 투수와 룸메이트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는데 식사는 늘 장효조 선배와 함께 하면서 여러가지 조언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만수 이사장과 장효조 전 감독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자 선의의 라이벌이다. 그는 "예전에 원정 경기 가면 숙소 근처에서 남몰래 스윙 훈련을 많이 했었는데 장효조 선배는 밤늦게까지 방에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정말 열심히 했었다"고 말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또 "장효조 선배는 겉보기엔 강해 보이지만 마음은 아주 여리다. 누구보다 따뜻하고 정이 많은 선배였다"고 그리워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관중석에는 3개의 번호가 붙어 있다. 10번(양준혁), 22번(이만수), 36번(이승엽) 등 영구결번 선수의 등번호다. 현역 시절 10번을 달았던 장효조 전 감독은 1989년 선수협 파동으로 인해 롯데로 트레이드되는 바람에 영구결번 대상이 되지 못했다. 장효조 전 감독과 양준혁의 공동 영구결번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만수 이사장은 "장효조 선배와 같은 훌륭한 선배가 계셨기에 오늘날 많은 후배들이 혜택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거다. 장효조 선배 같은 분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프로야구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그의 공로를 높이 샀다. 
이어 "지금도 수많은 올드팬들이 프로야구 초창기에 활약했던 선수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야구계가 시끄럽고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올드팬들은 프로야구 1세대 선수들 덕분에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만수 이사장은 장효조 타격상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시일이 더 걸릴 것 같은데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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